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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 코리안' 레베카 라셈(28·미국)이 2025-2026시즌 여자 프로배구 무대 재입성을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라셈은 2021-2022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6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친 활약 탓에 시즌 초반 계약 해지로 한국을 떠났다.
그는 14경기(47세트)에서 총 199점(경기당 평균 14.2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도 34.82%로 저조했다.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2021년 12월 9일 KGC인삼공사와 경기를 끝으로 한국을 떠났다.
라셈은 다음 해인 2022년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구단들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3년여 만에 V리그 재입성 꿈을 안고 다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태어나 덴버대를 졸업한 라셈은 키 191㎝이며, 주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다.
덴버대에서는 4시즌 연속 '서밋 리그' 우승을 함께하며 3·4학년 때 연달아 베스트7에 선정됐다.
대학교 졸업 이후 두 시즌 동안 이탈리아의 푸투라 발리 지오바니에서 활약했다.
이후 2022년부터 작년까지 그리스 리그의 ASP 테티스에서 뛰었고, 작년부터 푸에르토리코의 과이나보 메츠에 몸담고 있다.
메츠는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인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팀이다.
라셈은 지난달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앞장선 뒤 푸에르토리코 여자배구 리그(LVSF)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라셈이 3년여 만에 V리그 문을 다시 두드리게 된 이유는 뭘까.
그는 그리스 리그와 미국 애슬리츠 유나이티드 등 낮은 디비전의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메츠에서 모랄레스 감독의 지도를 받아 스윙폼과 스텝을 교정하면서 스윙에 파워가 붙고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져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미국 리그 팀들이 관심을 보이지만 라셈은 한국 무대로 복귀하는 걸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한국 생활을 동경하는 데다 4년 전 실패했던 악몽을 떨치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그는 "다시 V 리그에서 선택받기 위해서는 주 득점원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운동했다"면서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자신감을 키웠고, 성공적인 시즌을 통해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트라이아웃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득점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내 안의 불씨가 살아났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작은 촛불이 큰 불이 돼 돌아왔다"면서 "한국 팬들이 배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선수들에게 사랑을 주는 문화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기에 꼭 돌아오고 싶었다"며 V리그 재입성 의지를 드러냈다.
라셈이 9일 열리는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아 '코리안드림'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