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는 19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22, 25-18, 25-18)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도로공사는 페퍼저축은행과의 개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이후 흥국생명과의 시즌 2번째 경기를 시작으로 8연승을 질주했다. 1라운드에는 풀세트 경기만 4번이나 치르며 연일 혈투를 펼쳤지만, 2라운드 들어 정관장 현대건설 기업은행을 상대로 단 1세트만 내주며 '폭주' 중이다.
도로공사 역사상 최다 연승은 2021~2022시즌 기록했던 10연승이다. 김종민 감독은 "정대영 박정아 켈시가 있던 그때가 훨씬 강했다"며 웃었지만, 구단 연승 신기록을 노려볼만 하다. 이날 도로공사는 모마(17득점) 강소휘(16득점) 타나차(14득점)의 완벽한 공격 분배까지 펼치며 기업은행을 압도했다.
악재가 겹친 기업은행은 6연패의 늪에 빠졌다. 개막을 앞두고 어깨 부상을 당한 이소영이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계약 해지와 함께 휴식을 선언했고, 주전세터 김하경마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황민경 임명옥 등 백전노장들의 독려에도 좀처럼 흐름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사진제공=KOVO
경기전 만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연승 분위기를 반영하듯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아직 수비조직력이 완벽하지 않다"며 만족하지 않는 속내를 드러냈다. 주전 세터 김다은도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상황. 하지만 "연습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인 미들블로커 이지윤에 대해 "코트에서 제일 여유가 넘친다. 2단 연결도 우리팀에서 제일 잘한다. 기본기도 좋고, 판단도 빠르다"며 폭풍 칭찬하는 한편, (부상중인)배유나는 복귀까지 한달 정도 더 걸릴 것 같은데, 편안하게 회복하고 돌아올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요즘 연습하다 보면 '(김)하경이 어디 갔지?' 하고 찾을 때가 많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도 시종일관 도로공사의 완벽한 우세로 진행됐다. 특히 오랫동안 수비 사령관이었던 임명옥이 상대 코트에 있음에도, 이윤정의 안정된 볼배급과 리베로 데뷔시즌을 치르는 문정원을 중심으로 특유의 물샐틈없는 그물망 수비를 재현하며 상대의 기를 꺾었다.
사진제공=KOVO
1세트가 최대 고비였다. 도로공사는 세트 후반 맹추격당하며 22-22 동점을 허용했지만, 모마의 백어택으로 흐름을 되찾은 뒤 상대 범실, 신인 이지윤의 블로킹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 들어 도로공사의 기세는 더 뜨겁게 타올랐다. 세트 중반 14-13에서 타나차-모마-강소휘의 연속 득점과 김세빈의 블로킹, 이지윤의 속공으로 19-13까지 차이를 벌렸다. 어렵게 디그한 공을 살려내 높게 띄워넘긴 공이 네트에 살짝 맞고 굴절되며 상대 코트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따랐다. 기업은행은 베테랑 황민경 대신 아시아쿼터 킨켈라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세트는 더욱 압도적이었다. 초반부터 강소휘의 퀵오픈, 타나차의 서브에이스, 김세빈의 시간차가 잇따라 터지며 8-5, 16-9로 앞서나갔다. 기업은행은 육서영 대신 김채원을 기용하며 수비 강화에 나섰지만, 도로공사는 세터 이윤정 대신 김다은, 모마 대신 황연주를 투입하는 여유까지 보이며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