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블로킹 24개를 당했는데도 어떻게든 버텨내는 게 신기했다. 2승8패째, 도대체 앞서 2승을 어떻게 올렸을까 싶을만큼 압도적인 완패였다.
삼성화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23일 대전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한국전력전에서 세트스코어 1대3으로 졌다.
아히(31득점) 김우진(18득점) 쌍포가 50%가 넘는 공격 성공률로 49득점을 때려박았지만, 다른 선수들의 공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세터 노재욱이 블로킹 4개와 패스페인트로 7득점을 따내며 이우진(8득점)에 이어 팀내 득점 4위에 오를 정도였다.
시즌 8패째(2승)로 최하위.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뚜렷한 터닝포인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캡틴 김우진조차 올해 25세로 젊고. 이우진 양수현 김준우 등 주력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더 나아지는 정도가 한계다.
신인 이우진의 포효. 사진제공=KOVO
결국 문제는 세터다. 이날도 노재욱과 아시아쿼터 도산지를 교대로 기용하며 돌파구를 찾고자 했지만, 마땅치 않았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한국전력 베논의 강서브와 박승수의 정교한 서브에 고전한데다, 세트도 번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답답한 경기'라는 말에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블로킹 24개를 줬다. 리시브 문제도 있지만, 결국 세터의 임무가 뭔가. 잘 연결해서 공격하기 좋은 볼을 세팅해줘야하는데, 두 선수 모두 문제다. 볼 배분도 너무 몰렸다."
2m1 장신 세터인 도산지는 아히과 같은 팀에서 뛴 경험이 있다. 삼성화재는 노재욱 혼자 시즌을 소화하긴 무리라는 판단 하에 도산지를 영입했지만, 전력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 상황. 김상우 감독은 "지금 바야르사이한(현대캐피탈)이나 에디(한국전력)도 웜업존에 서 있을 만큼 공격수가 마땅치 않았던 트라이아웃이었다. 결국 세터가 필요해서 데려온 건데, 둘다 너무 기복이 심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진제공=KOVO
이날 한국전력은 히든카드 박승수를 기용해 분위기를 바꾸고 승리를 따냈다. 삼성화재의 문제는 이렇다할 터닝포인트나 히든카드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기껏 영입했는데 시즌아웃된 송명근의 빈 자리만 더 크게 느껴진다.
김상우 감독은 "베논은 그렇다치고, 상대 주전 공격수들의 공격이 평소같진 않았다"면서 "(베논을 제외하면)못받을 서브들이 아니었는데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