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뜻밖의 듀스 혈투에 현대캐피탈이 진땀을 흘렸다. 그래도 젊은피의 거친 도전을 노련하게 이겨내는 모습은 과연 디펜딩챔피언다웠다.
현대캐피탈은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20, 27-29, 25-23, 25-20)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시즌 8승째(5패)를 따내며 승점 26점을 기록, 선두 대한항공(승점 31점)에 5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10연승을 질주중인 대한항공의 발걸음이 빠르긴 하지만, 현대캐피탈도 빠르게 흔들림을 이겨내고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삼성화재는 주포 아히(6득점)의 부진 속에도 젊은피를 앞세워 모처럼 뜨거운 혈투를 펼쳤지만, 2라운드부터 시작된 8연패 수렁을 탈출하는데 실패했다. 승점은 여전히 7점(2승12패)으로, 6위 우리카드(승점 15점)과의 차이도 이제 꽤나 멀어졌다.
레오(35득점)가 70.8%에 달하는 공격 성공률로 삼성화재 코트를 초토화시켰다. 허수봉(20득점)-신호진(12득점)이 뒤를 받쳤다.
사진제공=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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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기세에서 밀리지 않았다. 젊은피가 용틀임치자 모처럼 대전 팬심도 뜨겁게 호응했다. 주포 아히가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를 펼쳤지만, 진짜 에이스로 거듭난 김우진(21득점)과 3년차 이윤수(14득점), 2년차 김요한(6득점), 등 삼성화재 선수들은 요령은 다소 부족할지언정 높은 블로킹을 힘으로 뚫어내고, 거침없이 온몸을 던지는 젊음으로 맞섰다. 낭만과 청춘은 아름다웠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전 만난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황승빈의 공백을 메우는 이준협의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허수봉 등 다른 선수들의 흐름도 제 궤도에 올랐다고 기뻐했다. 현재 경기력은 완벽한 전력 대비 70% 수준이라는 속내도 덧붙였다.
반면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다양한 방식으로 극복하고자 고민하고 노력중이다. 야간 훈련까지 자처하는 우리 선수들의 노력이 실전에도 빛을 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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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는 현대캐피탈의 완승. 4-5에서 레오 허수봉 신호진 삼각편대의 연속 득점으로 9-5로 뒤집은 뒤 한번도 역전을 허용치 않았다. 레오-허수봉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경기 흐름을 지배했다.
2세트는 삼성화재가 듀스 혈투 끝에 따내며 반격에 성공했다. 에이스 김우진이 연신 불을 뿜었고, 부진한 기존 선수들 대신 기용된 이윤수-김요한의 열정이 대폭발했다. 박찬웅의 속공도 돋보였다. 현대캐피탈을 사?釋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듀스로 돌입했고, 27-27에서 아히와 이윤수가 연속 득점을 따내며 2세트를 거머쥐었다.
노련한 현대캐피탈은 3세트 막판 흐름을 바로잡았다. 고비 때마다 레오라는 확실한 공격루트를 활용해 삼성화재의 낮은 블로킹을 유린했다. 3세트 23-23에서 레오가 연속 득점을 따냈고, 4세트 역시 시종일관 레오가 시종일관 상대 코트를 맹폭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