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금주 선언이다.
애주가인 김 감독에게 아주 어려운 결심이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술 한잔 곁들이는 것이 김 감독의 행복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을 때까지 술을 끊기로 했다. 올림픽 티켓을 위해 땀흘리는 선수들과 동참하는 길이었다. 3월부터 시작된 금주는 3개월을 넘어가고 있다.
고비도 있었다. 5월 26일 일본 도쿄였다.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전 6차전에서 태국을 눌렀다. 본선 진출을 거의 확정지은 상태였다. 맥주 한잔 생각이 간절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맥주 한잔 해도 되냐"고 물었다. 감독의 바람이었지만 선수들은 단호했다. "하루만 더 참으라"고 했다. 다음날 대표팀은 페루를 꺾고 당당히 런던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었다. 김 감독의 도전이 끝나는 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도전 연장을 선언했다. 기왕에 나서는 올림픽이라면 메달을 목표로 할 것이며 그를 위해 대표팀이 마지막 경기를 할 때까지 술을 한 모금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감독의 뜻을 알고 올림픽 메달 획득에 온 힘을 다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한 달. 김 감독은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유혹도 많았다. 2012년 월드그랑프리 여자배구 대회가 중국, 일본 등 술이 유명한 곳에 열리고 있다. 관계자들이 모두 술한잔 하자고 김 감독을 끌어냈다. 그 때마다 올림픽 메달 이야기를 하면서 사양했다. 음료수 한잔으로 목을 축인다.
동시에 약속도 잊지 않았다. 올림픽 본선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 그날, 런던 거리에서 술 한잔 시원하게 하자는 약속이다. 물론 김 감독은 술 한잔 하는 날 자신의 손에 술잔과 함께 올림픽 메달이 들고 있는 것을 꿈꾸고 있다.
오사카(일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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