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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클라시코 앞둔 레알의 작전명 '칼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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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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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흔들기에 한창이던 현지 언론 마르카가 "몇몇 선수들이 무리뉴 감독의 경질을 요구했다."는 보도를 내자, 그들은 무리뉴를 지지하는 공식 성명서를 냈고,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직접 나서 반박하기까지 했다. 설상가상 터줏대감 카시야스의 부상 소식까지 덮치며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는데,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선 훌륭한 경기력이 밑받침된 승리만 한 것이 없었다. 다행히도 레알은 호날두 없이 치른 오사수나전 0-0 무승부 이후 4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며 꾸준히 상한가를 쳤고, 주중 엘클라시코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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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주중 전쟁 위해 오늘은 칼퇴근'.

라 리가-국왕컵 8강으로 만나 2승 1무를 기록한 발렌시아와의 3연전은 도움닫기를 위해 더없이 좋은 구름판이 되었고, 헤타페전 4-0 완승은 뛰어오르는 그들에게 부스터가 되어 주었다. 다만 이번 라운드에서 오사수나를 5-1로 대파하며 선두를 달리는 바르샤와의 승점 차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라리가 타이틀에서 이미 15점이나 벌어진 상황, 그 와중에 성립된 국왕컵 4강에서의 엘클라시코. 올 시즌 행보가 얽히고설킨 레알은 '모 아니면 도'의 처지에 처했는데, 슈퍼컵 1승 1패-리그 무승부를 이룬 뒤에 갖는 이번 엘클라시코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해야 할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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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 이후 3주 동안 무려 7경기를 치른 레알은 주중 바르샤와의 전쟁을 위해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었고, 무리뉴는 알론소-케디라 라인을 선발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부여했다. 또, 줄곧 활용해오던 공격진에도 어느 정도의 휴식이 필요했던 만큼 승부를 빨리 결정짓고 '칼같이 퇴근'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주도했던 내용에 비해 선제골이 터지지 않아 애를 태웠던 경기는 라모스의 선제골 이후 술술 풀렸고, 90분 정시 퇴근을 앞둔 채 후반 23분엔 외질 대신 카예혼, 후반 27분엔 호날두 대신 벤제마를 투입하며 엘클라시코를 준비했다.

대체 자원, '에시엔-모드리치' 활용의 쏠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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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이 생긴 중앙 수비가 차선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쏟았던 데 반해, 수비형 미드필더는 알론소-케디라 라인의 견고함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그런 만큼 헤타페전은 에시엔-모드리치의 선발 출격이 관건이 될 가능성이 컸는데, 이들의 활용도는 꽤 쏠쏠한 편이었다. 상대의 압박을 깨고, 공격을 시작하는 모드리치의 빌드업은 연이은 실점 후 한 골이라도 만회하려던 헤타페가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을 때 더욱 빛났다. 볼을 빼앗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진한 덕분에 6~70%대의 높은 점유율(평균 56.5%)을 유지하면서 공격을 이어갈 수 있었고, 공격진들이 측면이나 후방으로 나와 있을 때 에시엔과 번갈아 올라가 공격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도 좋았다.?

수비적인 부분도 짚어볼 일이다. 레알은 전반전 동안 뒤로 물러나 원샷으로 원킬을 노리는 모양새를 취한 헤타페를 완벽히 무너뜨리질 못했다. 경기 주도권은 잡았지만, 상대 페널티박스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볼을 빼앗기는 장면이 몇 차례 반복됐기 때문. 헤타페로선 절실히 원하던 시나리오가 펼쳐졌고 여기서부터 그들이 준비한 역습이 시작됐는데,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에시엔의 역습 저지가 빛을 발했다. 팀 사정상 후반 들어 오른쪽 수비로 옮긴 뒤 크로스를 쉽게 허용한 것이 약간의 아쉬움은 남겼지만, 활발히 움직인 모드리치와의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뒷공간이나 측면을 커버하던 모습은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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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만에 해트트릭' 호날두, '살아있네' 외질.

공격은 서 말인데 골은 꿰지 못했던 레알, 결국 수비수 라모스가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욱여넣으며 화력 폭발의 방아쇠를 당겼고, 봉인 해제된 화력 쇼는 호날두에 의해 절정을 치달았다. 외질의 패스를 받아 슈팅 각이 넉넉지 않은 위치에서 왼발로 반대편 모서리를 찌르는 선제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디 마리아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골을 작렬했고, 잠시 뒤엔 모드리치가 얻은 페널티킥을 오른발로 성공시켰다. 왼발-머리-오른발로 해트트릭을 쏘아 올리는 데 단 10분밖에 걸리지 않은 호날두, 오사수나전에서 4골이나 퍼부은 메시, 이 두 선수가 최상의 폼으로 맞붙게 된 이번 엘클라시코는 더욱더 기대되는 바다.

외질이 살아나는 모습도 레알로선 반가울 일이다. 마치 축구 게임에서 아이템을 쓴 것처럼 컨디션이 상승한 이 선수는 팀의 템포를 끌어 올리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전반에 잡았던 결정적인 기회에서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으며 득점과의 연관이 굉장히 깊은 상대의 중앙 수비 앞 공간으로 돌진했던 것은 팀 공격에 적잖은 보탬이 됐다. 이들의 화력 쇼가 주중 경기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국왕컵 4강 1차전은 한국 시각 기준 31일 새벽 5시, 레알의 홈 구장 베르나베우에서 열린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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