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김원일(27)과 미드필더 이명주(23)의 공통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포지션부터 다르다. 데뷔도 김원일이 3년 빠르다. 귀신잡는 해병대 1037기(김원일)와 생애 단 한 번 뿐인 신인왕 등극(이명주)이라는 타이틀로 묶기에는 어색하다. 굳이 찾자면 지난 시즌 포항이 FA컵 우승과 K-리그 3위를 차지하는데 공을 세운 선수들이라는 것 정도다.
이들의 공통점은 '잠버릇'에 있다. 말 못할 고충(?)을 안고 있다. 김원일은 잠을 잘 때 치아를 심하게 가는 버릇에 골머리를 앓는다. 정도가 심해 스스로 권투선수들이 경기 중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끼우는 마우스피스를 사서 물고 잘 정도다. 이명주는 코를 고는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러가지 방법을 써 고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포항의 동계 전지훈련지인 터키 안탈리아에서 두 선수는 한 달 간의 동거에 들어갔다. 나란히 한 방을 쓰는 룸메이트다. 일반적으로 훈련기간 룸메이트는 고참 선수들이 선택권을 갖거나 같은 포지션 선수끼리 묶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잠버릇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 선수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기 못함에도 '최상의 훈련여건 마련'을 위해 한 방에 묶이는 신세가 됐다.
불만보다는 즐거움이 넘친다. 구단 내의 분위기메이커인 김원일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2년차 이명주 모두 혼쾌히 받아들였다. 지난해 한솥밥을 먹을 때부터 절친 선후배로 돈독한 애정을 쌓아왔던 점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밑바탕이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두 선수가 우스갯소리로 '누가 먼저 잠에 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하며 경쟁을 벌인다"고 웃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 기간 룸메이트 배정은 최대한 선수들의 자율에 맡겼다. 때문에 31명의 선수 모두 제각각 다른 포지션으로 섞이게 됐다. 같은 포지션 선후배끼리 멘토-멘티가 되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후배는 선배의 노하우를 배우고, 선배는 마음 편한 후배를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조직력을 다지기에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안탈리아(터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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