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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 코치 초년병 심재학 코치의 데뷔전 점수는?

민창기 기자
심재학 넥센 히어로즈 작전주루코치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 김민우 앞에서 귀루 시범을 보이고 있다. 서프라이즈(애리조나)=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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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코칭스태프를 재편했는데, 주어진 보직이 새 감독이 직전까지 맡았던 분야라면 어떨까. 더구나 전임자인 현 감독이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팀 컬러를 바꿔놨다면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과 심재학 작전주루코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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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히어로즈는 179개의 팀 도루를 기록해 8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104개에 그친 SK보다 무려 75개나 많았다. 홈런타자 박병호와 강정호가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고, 서건창은 39도루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발이 빠른 선수뿐만 아니라 중심타자까지 모든 선수가 끊임없이 타이밍을 빼앗으며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단순히 도루성공을 많이 한 것에 그치지 않고, 한 베이스 더 가는 기동력야구를 선보였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공격에 신바람을 불어 넣은 게 지난 시즌 작전주루코치를 맡았던 염 감독이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외야수비 겸 1루 코치로 있던 심 코치에게 자신의 역할을 맡겼다. 심 코치는 "지난 시즌에 1루 코치로 3루 주루코치로 맡았던 감독님에게 많은 것을 배웠는데, 이걸 감안해 보직을 물려주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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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코치는 작전주루코치가 된 후 한동안 밤잠을 설쳤다. 3루 코치는 경기의 흐름을 면밀하게 따라가면서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은 물론, 상대 내야진의 움직임을 파악해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려야한다. 순간적인 결정에 따라 경기 분위기가 뒤바뀐다. 심 코치는 "선수 시절 알고 있던 야구와 코치가 된 다음 야구가 완전히 다른데, 코치의 역할도 그런 것 같다. 3루 코치는 순간적인 판단능력, 센스가 필요하다. 이런 걸 선수 시절에 알았다면 야구를 더 잘 했을 것 같다. 감독님이 지난해 워낙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 압박감이 엄청나다"고 했다. 얼핏 보직만 조금 다를뿐이지 비슷한 야구같지만 파고들어가면 너무나 다르다고 한다.

염 감독은 지난해 상대팀에 대한 분석을 깨알같은 글씨로 담아놓은 노트를 심 코치에게 물려줬다고 한다. 염 감독은 경기나 훈련이 끝나면 빠짐없이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어 당일 상황을 복기하면서 '생각하는 야구'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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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넥센 히어로즈 코치가 튜브를 이용해 내야수 김민우의 순발력 강화 훈련을 돕고 있는 모습. 서프라이즈(애리조나)=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몇차례 연습경기를 했지만, 시범경기는 또 다르다. 9일과 10일 NC 다이노스전을 통해 3루 코치로 공식(?)데뷔한 심 코치는 "선수들이 전지훈련 기간에 강조하고 훈련했던 걸 잘 따라준 것 같다"고 했다.

9일 경기에서는 두 차례 작전 사인을 냈는데, 안타자 터졌다고 했다. 10일에는 이성열이 2루 플라이를 치고도 전력을 질주를 했고, 상대 야수가 실책을 하면서 2루까지 밟았다. 심 코치는 "보통 내야 플라이를 치면 설렁설렁 1루까지 달려가는데 이성열이 2루까지 전력질주해 흐뭇했다"고 했다. 3루 코치 데뷔전이 성공적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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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도 "심 코치나 선수 모두 전지훈련 기간에 준비한 대로 잘 해줬다. 심 코치가 앞으로 더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웃었다. 염 감독 또한 합격점을 준 것이다. 아무래도 심 코치가 심적인 부담은 조금 덜 수 있었을 것 같다.

심 코치와 도루. 선수시절 기록을 보면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심 코치는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시즌 동안 선수로 1247경기에 출전해 25도루를 기록했다. 두산 소속이던 2001년에 기록한 7개가 한시즌 최다도루다. 그러나 도루가 단순히 빠른 발 하나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지난해 히어로즈가 확실히 보여줬다. 심 코치 또한 새로운 눈으로 야구를 바라보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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