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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쿠바산 폭격기' 레오 챔프전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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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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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디펜딩 챔피언'이라고 치켜 세웠다. 그러나 신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가빈은 러시아 프로팀의 러브콜을 받고 떠났다(가빈은 올시즌 도중 삼성화재 복귀를 원했지만 신 감독은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주전인 센터 고희진과 레프트 석진욱, 리베로 여오현은 30대 중반의 나이였다. 배구 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셈이다.

신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중남미로 직접 날아갔다. 눈에 들어온 선수가 없었다. 그나마 괜찮은 선수가 바로 레오(23)였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인 레오는 2m6의 큰 키와 남미 선수 특유의 점프력은 일품이었다. 그러나 몸무게가 78kg 밖에 안됐다. 가빈이 보여줬던 폭발적인 파워와 체력은 없었다. 신 감독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승부수를 띄웠다. 레오를 데려왔다. 짧은 기간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시켰다. 무엇보다 개인 플레이가 많은 남미 스타일을 뜯어 고쳤다. 수비가 먼저였고, 팀 플레이를 우선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불만 없이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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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에 앞서 연습 경기를 할 때만 해도 평범했다. 하지만 KEPCO와의 개막전에서 71.4%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앞세워 51점을 퍼부었다.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상대 블로커의 손 위에서 때리는 스파이크가 일품이었다. '에이스'로서 위기때마다 해결해주는 능력도 탁월했다. 걱정했던 체력도 큰 문제가 없었다. 시즌내내 기복없는 플레이도 신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젊은 나이지만 아내와 두 아들이 있는 레오는 책임감도 강했다. 신 감독이 '양자'로 삼겠다고 말할 정도로 레오는 이쁜짓만 골라 했다.

레오가 합류한 삼성화재는 걱정과 달리 그 어느때보다 강했다. 경쟁팀이 없었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결정지은 삼성화재는 느긋하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했다. 노장이 많은 팀 상황을 고려하면 꿀맛과 같은 휴식이었다. 이 모든 게 레오 덕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오는 올 정규리그에서 867점을 올렸다. 가빈이 한국에서 첫 시즌(2009~2010)에 기록한 1110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공격 성공률에서는 역대 최고인 59.7%를 기록했다. 세트 평균 서브 에이스도 0.56개로 가빈의 첫 시즌(0.36개)을 훌쩍 뛰어넘었다. 퀵오픈 공격 성공률에서는 75%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후위 공격 성공률(60.5%)도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다. 레오의 또 다른 장점은 수비다. 레프트로 뛰면서 리시브를 84개나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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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의 진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더욱 발휘됐다. 앞선 대한항공과의 2차례 경기서 43점, 45점을 퍼부은 레오는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통합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레오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27표중 압도적인 23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인천=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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