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지키는 야구가 답!'
이범호-김상현-최희섭 등 KIA가 자랑하는 'LCK 포'가 21일 SK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화끈한 KIA의 공격 야구가 드디어 발동을 걸었다는 기대감 때문에, 바로 다음 경기인 23일 NC전에는 상당한 관심이 쏠렸다. 게다가 5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추락한 막내 구단과의 정규시즌 첫 3연전이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23일 첫 경기는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취소됐다. NC로선 KIA 강타선의 열기를 하루라도 식힐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지만, 당연히 KIA는 그 반대의 심정이었다. 감독들이나 선수들이나 잘나갈 때는 "이대로~"를 외치며 바짝 땡기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
이틀의 휴식이 한껏 물이 오른 KIA 타선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이날 창원 마산구장에 흩뿌리는 비를 쳐다보던 선 감독은 "하늘이 쉬라고 하는데 별 수 있겠냐"고 헛헛하게 웃으며 "어떤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 감독은 "타선은 믿을 것이 못된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최근 중심타선의 타격감이 좋은 것은 공교롭게 페이스가 잘 맞은 것일뿐"이라며 "현재까지 운이 좋았다"고 언급할 정도다.
물론 타자들의 좋은 페이스를 평가절하할 생각은 아닐 것이다. 최희섭은 최근 4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내고 있으며, 김상현과 이범호는 21일 시즌 마수걸이포를 신고했다. 여기에 나지완까지 가세하면 9개 구단 가운데 단연 최강의 중심 타선이다. FA로 영입해 뛰는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던 김주찬이 불의의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빠져 있지만, 만년 유망주였던 신종길이 이 자리를 훌륭히 메우며 타선에선 좀처럼 '구멍'을 발견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 감독이 이렇게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이유는 지난 시즌의 아픈 경험 때문. 지난해 고향팀에 처음으로 부임한 선 감독은 삼성 시절의 '지키는 야구'를 탈피, 화끈한 '공격 야구'로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마치 약속이나 한듯 공격의 첨병들이 줄부상을 입으며 그의 야심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선 감독이 한 시즌 내내 불안감 없이 믿을 수 있는 곳은 투수진이다. 에이스 윤석민이 빨리 합류해야 마운드의 구심점이 되고, 팀은 안정적인 승리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선 감독이 "윤석민이 빨리 돌아와야 현재의 페이스가 유지된다"고 강조한 이유다.
화려한 '공격 야구'의 밑바탕에는 빛은 별로 나지 않지만 꾸준한 '지키는 야구'가 버텨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황금비율이 완성된다면 부임 후 첫 우승은 결코 허황된 목표가 아닐 것이다. 윤석민의 복귀 이후 "올 시즌 일을 내겠다"고 선언한 선 감독의 본격적인 승수쌓기가 시작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창원=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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