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가드 김승현(35)을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했다. 규정상 1년 더 둘 수도 있었지만 굳이 FA로 공시한 삼성의 의도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면 1년 이라도 더 팀에 묶고 싶은 것이 인지 상정. FA가 되면 큰 액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삼성은 지난 2011년 12월 팀의 주축 포워드 김동욱을 오리온스에 내주고 김승현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볼 배급이 원활해야 공격이 풀린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김승현은 삼성에서 2시즌 동안 정규리그 55경기에 출전해 평균 5점, 3.8어시스트, 1.4리바운드로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올렸다. 김승현의 이번시즌 총 보수는 4억원(연봉 3억2000만원, 인센티브 8000만원)이었다. 구단 최고액 선수였다.
김승현은 당초 이번시즌에서 정규리그 54경기의 절반이상을 뛰면 FA자격을 얻을 수 있었지만 목디스크 수술 등으로 23경기에만 출전해 FA 자격을 얻지 못했다. KBL규정에는 정규리그의 절반이상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구단에서 FA 자격을 그대로 인정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음 시즌 종료 이후로 FA 자격 획득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 칼자루를 쥔 삼성은 김승현을 FA선수로 공시했다. 이 의미는 다른 팀으로 가도 된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삼성은 고개를 저었다. 삼성 이성훈 단장은 "우리 팀에서 뛴 2시즌을 봤을 때 이렇게 시간만 연장하는 것은 우리 팀이나 김승현에게나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어렵게 복귀한 코트인데 그에 대한 의지나 절박함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다만 기록만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베테랑으로서, 최고액 선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그때의 심정으로 뛸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 잘 생각해서 오라고 했다. 물론 그런 의지를 말만으로는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그가 스스로 잘 생각하길 바란다"는 이 단장은 "부담도 있고 고심도 했지만 팀을 위한 조치다"라고 했다.
김승현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삼성 농구단 전체에 주는 경고다. 지난시즌 꼴찌로 떨어졌던 삼성은 이번시즌 간신히 턱걸이로 6강에 올랐다. 잘해서 올랐다기 보다는 하위 4개 팀이 못해서 6강에 갔다고 보는 것이 맞을 정도였다. 전력 보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시즌에서 6강, 나아가 우승을 하기 위해선 선수단 전체에 절실함이 필요하다. 이 단장은 "김승현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구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에게 잣대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스타 선수도 강한 정신력이 떨어진다면 팀에 필요없다는 강한 의지를 김승현 FA로 보여주는 것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김동광 감독이 김승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