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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가르시아, 넌 내 상대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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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12년만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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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멘탈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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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 하나에 샷이 흔들릴 수 있다. 프로라고 예외일 수 없다. 타이거 우즈(미국·38)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33)가 붙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즈는 웃었고, 가르시아는 망가졌다.

둘은 예전부터 '라이벌'이었다. 미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인데다 우즈의 아성에 가르시아가 늘 도전장을 던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들이 지난 주말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대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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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전은 12일(이하 한국시각) 3라운드에서 벌어졌다. 둘은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올라 이날 같은 조에 포함됐다. 평소에도 데면데면하는 이들이 4시간 넘게 18홀을 함께 돌았다. 분위기는 냉랭했다. 일은 2번홀(파5)에서 벌어졌다. 우즈의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 나무 사이로 들어갔다. 반면 가르시아의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두 번째 샷을 한 곳은 서로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가르시아가 두 번째 샷을 하려는 순간 우즈의 주위에 모인 갤러리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때 샷을 하기 위해 백스윙을 하던 가르시아는 이 소리로 인해 미스샷을 했다. 가르시아는 TV 인터뷰를 통해 우즈를 비난했다. 그는 "나는 샷에 방해되지 않도록 우즈가 자신의 주위에 몰려든 갤러리를 다 이동시킬 때까지 기다려줬다"며 "내가 백스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우드를 꺼내 들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즈는 "가르시아가 샷을 마쳤다는 경기 진행 요원의 설명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며 "원래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도 아니고, 그가 불평하는 건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면서 일축했다. 이에 가르시아는 "그와 동반 플레이를 하고 싶지 않다"고 대놓고 분개했다.

이 같은 신경전이 있었지만 우즈는 깔끔하게 잊었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다음날 벌어진 4라운드까지 후유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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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는 13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5개를 쓸어담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우즈는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 케빈 스트릴먼(미국), 제프 매거트(미국·이상 11언더파 277타)를 2타차로 따돌렸다. 우즈는 2001년 이후 12년만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시즌 4승과 함께 통산 78승을 수확, PGA 투어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미국·82승)에 4승차로 다가섰다. 우승 상금도 171만달러(약 18억원)를 받아 상금 랭킹 1위 자리를 굳혔고, 세계랭킹 1위도 지켰다.

반면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플레이를 펼친 가르시아는 '죽음의 홀'인 17번홀(파3)에서 악몽이 겪었다. 2008년 이 대회 우승자인 가르시아는 이 홀에서 두 차례나 티 박스에서 친 샷을 물에 빠뜨려 버렸다. 5타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지만 2퍼트를 범해 4타(쿼트러플 보기)를 잃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더블보기를 적어낸 가르시아는 공동 8위(7언더파 281타)까지 떨어졌다. 우즈를 꺾을 절호의 찬스를 놓친 가르시아는 허탈한 웃음만 남긴 채 쓸쓸히 클럽하우스 쪽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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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악연은 지난 99년 PGA 챔피언십부터 시작됐다. 당시 한 타 차이로 우즈가 우승, 가르시아가 준우승을 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당시 1라운드 13번홀(파3)에서 5.5m 버디 퍼트에 성공한 가르시아는 뒤쪽 티 박스에서 티샷을 기다리던 우즈를 향해 당돌하게 인사했다. 이제 막 세계 골프계에 이름을 알리던 그는 "나를 이기려면 꼭 이 홀에서 버디를 낚으라는 메시지를 우즈에게 보내고 싶었다"며 당돌하게 발언했다. 이에 PGA 투어 선배인 우즈는 "가르시아처럼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우즈는 버릇없이(?) 구는 가르시아를 매번 혼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우즈는 가르시아와 12차례 대회에서 19번 같은 조에서 라운드를 했다. 이 중 두 선수가 우승을 놓고 겨룬 3∼4라운드에서 우즈는 이번 대회까지 가르시아에 7전 전승을 거뒀다. 특히 가르시아를 누른 7번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가르시아에게 '우즈의 저주'가 걸렸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하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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