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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의 세뇌 야구, 넥센 집중력을 트랜스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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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넥센 감독이 요즘 상종가다. 팀이 상위권을 한 달 이상 달리고 있다. 그의 리더십이 호평을 받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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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사령탑 염경엽 넥센 감독(45)은 경기 도중 서건창을 불러 놓고 한참을 주문했다. 타석에 들어가서 어떤 식으로 쳐야 할 지를 꼼꼼히 설명했다. 최근 서건창의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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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말 넥센 지휘봉을 잡았다. 2013시즌이 감독 첫 해다. 염 감독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의 머리에 몇 가지를 인이 박히게 얘기를 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세뇌를 시켰다'고 한다. 집중력과 두려움을 떨치자였다.

염 감독이 선수들을 못 믿어서가 아니다. 넥센의 고정 관념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말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 문구를 목동구장 벽에 액자로 만들어 붙이기까지 했다. 양쪽 벽에 '오늘 경기에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자' '나의 최고의 적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떨치자'고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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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구단의 대외 이미지는 항상 돌풍에 그친다였다. 2008년 현대에서 히어로즈로 간판을 바꾼 후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4강에 단 한 번도 올라가지 못해 '가을야구'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 시즌에는 5월말 3일 동안 1위를 달리기도 했었다. 뭔가 사고를 칠 것 같았다. 하지만 7월말 5연패를 당하고 추락, 결국 6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3시즌 개막 이후 약 2개월이 지났다. 넥센은 디펜딩챔피언 삼성과 2강 체제를 구축했다. 넥센은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한 달 이상 2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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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넥센 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넥센엔 홈런 타자 박병호(9홈런) 강정호(6홈런) 이성열(10홈런)이 포진하고 있다. 팀 홈런이 36개로 9개팀 중 가장 많다.

넥센 타선이 무서운 큰 것을 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득점권 타율이 높기 때문이다. 무려 3할1푼2리다. 삼성(0.323)과 함께 '유이'하게 득점권 타율 3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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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지난해 득점권 타율은 2할6푼1리였다. 아직 이번 시즌 종료까지 많은 경기가 남았다. 따라서 넥센이 지난해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염 감독은 "상대의 실책으로 잡은 득점권 찬스에선 더 집중하라고 선수들을 세뇌시켰다. 우리는 지금의 득점권 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넥센엔 득점권 타율이 3할이 넘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김민성 강정호 이택근 장기영 허도환 유한준으로 주로 선발 라인업(9명) 중 무려 6명이다. 이러다 보니 상대 투수들이 넥센전에서 실점 위기를 넘기기 어려울 때가 잦다.

염 감독은 외부에서 '넥센이 이번 시즌 언제 고비를 맞을까' 바라보는 시각이 싫다고 했다. 넥센 선수들도 내심 '우리가 언제 위기를 맞을까'라고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염 감독은 그런 두려움과 선입관을 떨쳐 버리라고 말한다.

그는 시즌 전 5번 정도의 고비가 있을 거라고 했다. 첫 고비는 4월 중순에 잘 넘겼다. 그리고 두 번째 고비는 오지 않았다고 했다.

넥센은 24일 목동 롯데전에서 1대2로 지면서 2연패를 당했다. 타선의 집중력이 2경기 연속으로 떨어진 결과였다. 25일 롯데전에서 3-0으로 앞서다가 동점(3-3)을 허용, 경기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다. 3연패의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9회말 김민성의 끝내기 적시타로 4대3으로 승리했다. 그리고 26일엔 강정호의 역전 결승타와 벤치워머 김민우(3안타 2타점) 오 윤(3안타 1타점)까지 맹활약, 롯데를 7대1로 완파,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넥센은 27승13패(승률 0.675)로 2위 삼성(27승14패)에 승차 0.5게임 앞선 단독 선두가 됐다.

염 감독은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방심과 부상에 대한 얘기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팀 성적이 좋을 때 방심하지 말고, 또 다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얘기할 때마다 세뇌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그 정도로 선수들에게 강조할 것을 머리에 인이 박히게 주입시킨다. 지금까지 염경엽의 지도력은 합격점이다. 넥센 야구가 염경엽 때문에 노는 물이 달라졌다는 호평을 받을 만하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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