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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희가 27일(한국시각)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골프장에서 열린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1언더파 126타로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폭우로 골프장이 잠겨 36홀로 축소된 이 대회는 12개홀씩 3일동안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우승을 향한 이일희의 집념은 악천후에도 꺾이지 않았다. 강풍에 다른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이일희는 최종라운드에서 과감한 홀 공략으로 5타를 줄이며 정상에 섰다. 2010년 LPGA 투어 진출 이후 4시즌 만에 이뤄낸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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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 "맛있는 자장면 사줄게"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따라나선 골프 연습장. 자주 골프를 접하다보니 관심이 덩달아 생겼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잡은 것이 바로 골프채였다. 골프에 흥미를 느낀 이일희는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친 뒤 2004년 아시아-태평양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우승, 2006년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동갑내기인 신지애 박인비가 KLPGA 투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LPGA에 진출한 것과 달리 이일희는 이름을 내밀지 못했다. 2008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2009년 롯데마트 오픈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한게 전부였다.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2009년 이일희는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기회가 되면 가장 큰 무대로 가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 무대가 LPGA 투어였다. 다행히 2009년 LPGA 퀄리파잉스쿨에서 20위를 차지한 그는 2010년부터 LPGA 투어의 신인으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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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족 없이 혼자 투어 생활을 시작한 무명의 선수 앞에 펼쳐진 건 고난한 인생이었다. 당시 스폰서가 없어 홀로 비행기 티켓을 구입해 투어를 전전했고 다른 선수들이 호텔에서 머물 때 대회조직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하우징(대회장 근처 가정집을 빌려 선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숙소)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대회장까지 이동하는데도 동료들의 차를 얻어타야만 했다. 언어의 장벽 속에서 성적 역시 신통치 않았다. 연거푸 컷탈락의 고배를 마신 그는 2010년 마지막 대회인 L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2011년 시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렵게 기회를 잡아도 투어 경비를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밑바닥' 골프 인생은 그의 의지마저 꺾어 놓았다. "가장 크게 힘든 것은 영어였다. 타향에서 대화가 되지 않아 무척 힘들었다. 그 다음으로 힘든 것은 자금적인 부분이었다. 돈이 없었고, 부모님께 얘기도 못하면서 혼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과연 이렇게 살아가는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결국 이일희는 경제난을 이기지 못하고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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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말 한국 복귀를 추진한 이일희는 KLPGA 투어 시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가 다시 돌아갈 무대는 미국 뿐이었다. 그런데 시드 선발전 탈락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국내에 머무는 동안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의 문경안 회장을 만나 직접 후원을 요청했다. 볼빅과의 인연이 이렇게 시작됐다. 볼빅의 후원으로 투어 경비에 대한 걱정없이 경기에만 전념하게 된 이일희는 성적으로 보답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공동 9위에 오르더니 지난 6일 끝난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로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마침내 고대하던 샴페인까지 터트렸다. '미니 대회'로 치러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나흘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톱랭커들을 따돌리고 우승컵에 입맞춤을 했다. 경제난에 시달리며 '아메리칸 드림'마저 포기하려 했던 이일희는 우승상금으로 19만5000달러(약 2억1600만원)를 챙기며 올시즌 상금랭킹 12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일희는 "가장 먼저 부모님이 생각난다. 이번 대회에 어머니가 오시기로 했는데 못 오셔서 아쉽다. 내년에는 꼭 함께 이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하도록 하겠다"면서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가장 힘들었을 때 볼빅과 인연을 맺었다. 볼빅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일희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후원사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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