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타이틀이 시샘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유일하게 8강행 테이프를 끊었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에서는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았다. 크로스바나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다반사였다. 수비는 상대의 역습에 허망하게 무너졌다. 6월이 시작됐다. 클래식은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갔다.
FC서울은 A매치가 야속할 뿐이다.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그만큼 잘 나간다. 서울은 ACL로 연기된 전남과의 홈경기를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렀다. 3대0으로 완승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순위는 9위(승점 17)지만 1위 같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선두 포항(승점 29)과의 승점 차는 12점밖에 나지 않는다. 스플릿으로 분리되기 전 13경기가 더 남았다.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최근 클래식 3경기에서 2승1무다. 2경기에서 무려 7골을 터트리는 화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무적인 점은 생존 해법을 찾았다는 점이다. 서울의 부활, 비결은 뭘까.
밀집수비 그 길을 찾다
리그 초반 서울 부진의 원인은 상대의 거친 밀집수비와 빠른 역습 그리고 예상밖의 실수였다. 곤두박질 쳤지만 영악한 길도 선택하지 않았다. 오로지 공격이었다. 선제골을 넣은 후에도 계속 밀어부쳤다. 그러다가 역습에 또 실점을 했다. 패턴은 반복됐다. 좀처럼 탈출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8경기 만에 클래식 첫 승을 달성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이러니지만 그것이 해법의 씨앗이었다. 반등이 시작됐다. 첫 승을 포함해 최근 6경기에서 4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더 이상 문제되지 않는다. 밀집수비의 벽을 넘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했다. 더 이상 두려움이 없다. 수비가 몇명이 됐든 흔들리지 않는다. 반박자 빠른 패스와 측면 공격 등 다양한 패턴으로 좁은 지역을 뚫는다. 골결정력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데얀과 몰리나에 집중된 골도 골고루 분산되고 있다.
가용 자원은 더 두터워졌다.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데얀 몰리나 에스쿠데로 고요한 윤일록 김현성 최태욱 고광민 등 최용수 감독은 누구를 선택할 지가 더 고민이다. 중원의 하대성과 고명진의 경기 운용 능력도 예리해졌다. 수비도 안정을 찾고 있다. 왼쪽의 아디 김치우, 오른쪽의 차두리 최효진의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 김진규와 김주영, 중앙수비와 골키퍼 김용대도 제 자리를 잡고 있다.
순위와 달리 역시 서울은 클래스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감독은 "상대의 밀집수비에 우린 정상적인 우리 경기를 할 수 없었다.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요즘 뛰어난 측면 요원들이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공간을 잘 뺏어오고 움직임과 활력이 넘친다. 이것이 서울의 힘이다. 공수에서 완벽한 팀을 만들고 싶다. 난 좋은 선수들을 만났다"며 웃었다.
400승 달성, 리그는 이제 시작
서울은 전남전 승리로 역대 세 번째로 팀 통산 400승을 달성했다. 울산과 포항이 이미 4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2011년 7월 18일 400승을 신고한 울산은 현재까지 433승으로 K-리그 최다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포항이 430승을 기록, 바짝 뒤쫓고 있다.
휴식기는 3주다. 최 감독은 7일 훈련을 재개한다. 4박5일간의 강릉전지훈련도 계획하고 있다. 8월 재개될 ACL 8강전도 대비해야 한다. 서울은 23일 오후 6시 부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2막에 돌입한다.
최 감독은 "좋은 흐름을 어디까지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3주간 잘 준비해 후반기 대반격을 노릴 것이다. 사실 전남전이 올시즌의 분수령이었다. 비중이 큰 경기였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라며 "히스토리가 히스토리를 만든다. 럭키금성부터 서울까지 너무나도 훌륭하신 선배들과 구단주의 지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오늘의 400승 역사가 만들어 졌다. 400승에서 또 다른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리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클래식의 순위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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