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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나는 선발투수다' 말고 뭐가 어울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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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무슨 타이틀로 가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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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선두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의 근심은 깊어보였다. 선발투수들의 부진 때문이었다. 6월 들어 선발승이 나온 사례는 단 한차례. 지난 20일 SK전에서 외국인 투수 로드리게스가 따낸 승리가 유일했다. 특히, 삼성이 자랑하는 토종 선발 3총사인 장원삼-윤성환-배영수의 승리가 없는 것이 뼈아팠다. 장원삼이 지난 5월 10일, 윤성환이 5월 30일, 배영수가 5월 25일 이후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선두를 지키고 있다고 하지만, 감독 욕심에는 이 세 사람이 승수를 조금만 더 챙겨줬다면 더욱 수월하게 시즌을 운영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불현 듯 류 감독이 "올해는 무슨 타이틀로 정해야하나"라는 얘기를 꺼냈다. 사연은 이렇다. 삼성은 2011년 선발진이 넘쳐나 류 감독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선발 후보만 7명이었다. 6선발 체제를 가동한다 해도 1명이 떨어져야 했다. 또 모두 수준급 투수들이었다. 장원삼 윤성환 배영수 차우찬 정인욱에 후반기 외국인 투수 매티스와 저마노까지 가세했다. 2012년도 마찬가지. 토종 5명에 탈보트와 고든의 경쟁이 벌어졌다. 당시 이를 두고 한창 인기였던 가수들의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해 '나는 선발투수다'라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경연을 펼쳐 누군가 떨어져야 하는 프로그램 방식이, 투구 후 부진한 평가를 받았을 시 어쩔 수 없이 2군에 가야하는 삼성 마운드 상황가 똑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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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시작은 든든했다. 하지만 6월들어 토종 선발투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지며 얘기가 달라졌다. 류 감독은 "도대체 이런 상황은 어떤 타이틀로 정해야 하느냐"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모창 경연 프로그램인 '히든싱어'를 패러디해 '히든선발'은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아무래도 행복한 고민이었던 '나는 선발투수다'만큼 즐거운 분위기 속에 얘기를 이어갈 수 없었다.

다행인건, 팀의 에이스인 장원삼이 지긋지긋하던 토종 선발 무승 기록을 깨줬다는 것. 장원삼은 22일 대구 LG전에서 6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장원삼이 잘 던져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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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류 감독이 모든 걱정을 털어내기에는 이르다. 장원삼 본인의 말대로 승리를 떠나 투구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성환도 21일 경기에서 예전의 구위를 선보이지 못했다. 배영수는 로테이션을 걸러 23일 선발자리를 차우찬에게 내줬다. 세 사람의 투구를 조금 더 지켜보고, 제 페이스를 찾았다는 생각을 해야 류 감독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듯 하다.

다행인건 선수들이 감독의 마음을 알고 똘똘 뭉치고 있다는 점이다. 장원삼은 22일 경기 승리투수가 된 후 "자신을 필두로 서로 힘내서 잘해보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렵게 승리를 따냈다. 아무래도 장원삼을 비롯한 다른 선발투수들이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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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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