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변명은 필요 없습니다. 제가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Advertisement
하지만 프로생활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데뷔 첫 해 106경기에 출전하며 8홈런 42타점을 기록해 기대를 모았지만 해가 갈수록 출전기회가 줄어들고, 성적은 떨어졌다. 군 복무를 마친 후 2011 시즌을 앞두고 다시 돌아왔지만 지난 2년 역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Advertisement
정의윤은 지난 8년의 프로 생활을 돌이키며 "주변의 기대를 잘 알고 있었다. 항상 정말 많은 연습을 했다. 그리고 자신감도 있었다. 때문에 거기에 대한 큰 부담을 느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다. 그는 "예를 들어 좌완 선발이 나오는 경우, 처음 두 타석만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안타를 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짓눌렀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다 그렇게 기회가 주어지고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변명은 필요없다. 내가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나마 나는 많은 기회를 얻었던 복받은 선수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올해는 달랐다. 김기태 감독의 믿음 속에 정의윤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출전기회를 잡았다. 처음에는 주로 6번, 7번 타순에 나섰지만 어느 순간 정의윤의 이름은 타선 4번째 칸에 고정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정의윤이 4번타자로 나서기 시작해 안타를 뻥뻥 때려내기 시작한 5월 말부터 LG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정의윤이 중심을 잡아주니 팀 타선에 안정감이 생겼다"는 얘기가 들렸다.
주변에서는 4번타자 치고 장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고들 한다. 정의윤은 3일 기준 3할2푼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홈런이 2개에 그치고 있다. 장타율도 4할3푼3리로 순위권에 드려면 한참 멀었다. 하지만 정의윤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솔직히 그런 말을 많이 듣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다"며 "우리 팀 사정에 맞는 플레이를 하는게 홈런을 많이 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의윤의 가치는 성적으로 단순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최근 경기를 보면 1경기 1개의 안타를 치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다. 극적인 적시타 또는 추격이 꼭 필요한 시점에 안타가 터진다. 대역전승을 거둔 3일 한화전에서도 역전에 성공한 7회 1사 1루 상황서 정의윤이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찬스가 만들어졌다. 정의윤의 6월 득점권 타율이 무려 6할에 달하며 리그 전체 1위를 기록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달라진 우리 팀, 절대 질 것 같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의윤의 잠재력이 폭발되지 못하는 사이, 소속팀 LG도 추락을 거듭했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그 중 8년을 정의윤도 함께 했다.
올시즌 달라진 LG를 누구보다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정의윤이다. 그는 "확실히 달라진게 있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느끼겠지만 요즘에는 지고 있어도 절대 질 것 같지가 않다.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정의윤과 인터뷰를 한 시점이 3일 한화전을 앞두고서였다. 인터뷰를 마친 후 경기가 진행됐고, LG는 초반 5점의 점수차를 극복하고 9대8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정의윤의 자신감이 허투가 아니었다.
정의윤은 "올해는 정말 팀이 4강에 진출하고, 그 이상의 성적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목표도 특별하게 없다. 이대로 팀이 쭉 상승세를 타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게 내 유일한 바람이다. 팀 성적만 좋으면 내 개인의 영광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의윤은 지난 5월 26일 SK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영웅이 됐다. 그리고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팬들을 향해 "다른 선수들이 LG를 떠나 잘하는데, 저는 LG에 남아 잘하고 싶습니다"라고 당당히 외쳤다. 그 때부터였다. 그동안의 말못했던 설움을 팬들 앞에서 시원하게 털어내서였는지, 8년간 잘 되지 않던 야구가 신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어차피 어렸을 때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 프로에 입단한다. 결국 야구선수가 1군의 스타로 거듭나는 건 정말 사소한 계기를 통해 정신적으로 강해질 때라고 한다. 정의윤의 새로운 야구인생, 8년의 먼 길을 돌아 지금부터 시작인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연예 많이본뉴스
-
박나래, 스트레스로 머리카락 다 빠져..“막걸리 학원도 수강 취소” -
'정철원 외도 폭로' 김지연 "결혼=고속노화 지름길, 성적 안 좋으면 내 탓" -
김나영, 재혼 진짜 잘했네...♥마이큐, 두 아들에 지극정성 '아빠의 주말' -
김주하 “폭행·외도 전남편, 성형남..이제 외모 안 봐” -
주민센터, '지각無 100% 출근율'의 비밀→대신 출근 체크였다…'안면인식 시스템'있는데 가능하다고?(하나열) -
9개월 된 의붓子 살해 흉악범, 교도소 면회실서 낯 뜨거운 애정 행각 '충격' "막장 끝판왕" -
"벌써 전역했다고?"…'김구라子' MC그리, 해병대 전역현장 공개→적응하기까지 우여곡절 비하인드 大방출(미우새) -
지상렬, 16세 연하♥ 신보람과 연애스토리 공개…"환감잔치 전에 다른 잔치도할 것 같다"(살림남)[SC리뷰]
스포츠 많이본뉴스
- 1.대한민국 역대급 분노 '김연아 금메달 강탈', 피겨 편파 판정 실존 확인...자국 선수에 더 높은 점수, 설마 차준환도 피해자?
- 2."태극마크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귀화, 마침내 털어놓은 '진심'! 中 린샤오쥔→헝가리 김민석…대한민국보다 '얼음' 더 사랑
- 3.'도전자' 고우석, 올해 첫 등판서 만루포+3점포 '최악' 난타…"야구에 인생 걸었다" 했는데 → WBC 대표팀도 먹구름 [SC포커스]
- 4.[속보] 미쳤다! 손흥민, 메시 앞에서 리그 1호 도움 폭발...LA FC, 인터 마이애미에 1-0 앞서 (전반 진행)
- 5.'1636억 亞 1위 잭팟'의 발판, 美 이제 이 선수 주목한다…"국제유망주 1위, 122m 이상 장타 당황시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