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 이 유명한 명제에 가장 명확한 답을 보여준 이광종호였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이 개막하기 전 이광종호는 역대 최약체로 평가됐다. 그동안 청소년월드컵에 나섰던 이동국(전북) 박주영(아스널) 이청용(볼턴) 등과 같은 걸출한 스타가 없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문창진(포항)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유일한 유럽파 박정빈(그로이터 퓌르트)도 소속팀의 반대로 차출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공격의 핵심으로 평가받았던 김승준(숭실대) 마저 맹장염으로 중도하차했다. 이창근(부산) 이광훈(포항) 연제민(수원) 김 현(성남) 등 프로 출신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 무명의 대학생 선수들이 이광종호를 구성했다.
그러나 대회를 치를수록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했고 완벽한 조직력과 함께 11명 모두가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승부차기라는 중압감을 두번이나 견뎌낸 골키퍼 이창근(부산)부터 '한국의 즐라탄'으로 불린 최전방 김 현(성남)까지 모두가 자신의 몫을 다했다.
첫 스타는 류승우(중앙대)였다. 수원고 시절부터 해결사로 맹활약한 류승우는 중앙대에 입학하자마자 에이스로 자리잡은 '준비된 예비스타'다. 문창진 김승준의 낙마로 주전 자리를 꿰찬 류승우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100% 살렸다. 류승우는 조별리그 쿠바와의 1차전, 포르투갈과의 2차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위기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스타플레이어의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류승우는 나이지리아의 3차전에서 발목을 다치며 대회를 아쉽게 마감했다.
류승우의 공백은 나머지 선수들이 나눠 막았다. 류승우를 대신해 왼쪽 날개로 나선 한성규(광운대)는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경고 누적으로 빠진 이창민(중앙대)을 대신해 중앙에 선 우주성(중앙대)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8강전에서는 권창훈(수원)이라는 뉴스타를 만들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권창훈은 화려한 개인기술과 패싱력을 앞세워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세트피스시에는 날카로운 킥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권창훈의 왼발킥은 '원조 왼발의 달인' 고종수 수원 코치에게 직접 사사받은 작품이다. 그는 이라크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으로 쿠바전 부진을 한번에 씻었다.
콜롬비아와의 16강전 선제골과 페널티킥 실축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 송주훈(건국대), 쿠바전에서 코를 다치고도 수비를 훌륭히 이끈 연제민(수원), 엄청난 롱스로인으로 '한국의 델랍'이라는 별명을 얻은 심상민(중앙대), 날카로운 오버래핑과 빠른 스피드로 한국의 오른쪽을 지킨 김용환(숭실대) 등 수비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패싱플레이의 시발점 역할을 한 김선우(울산대)와 8강전에서 교체투입돼 동점골을 넣은 이광훈(포항)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스타가 없다던 이광종호. 스타 대신 팀이 있었고, 위대한 팀을 만든 11명 모두가 스타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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