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핵심 선수가 아니에요."
다부진 그라운드 위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23세 청년치고는 수줍음도 많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포항 미드필더 이명주(23)의 모습이다.
이명주는 1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3년 K-리그 19라운드에서 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성공 시키면서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흘러나온 볼이 오른발 밑으로 떨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 골로 포항은 2004년부터 이어온 수원전 홈 무패 기록을 13경기(8승5무) 째로 늘렸다. 선두 울산과의 승점차 역시 1점으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이명주가 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명주는 손사래를 쳤다. "나는 핵심선수가 아니다. 그런 자리를 맡아보지도 않았고, 그리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이명주는 "오랜만에 포항에서 경기를 했는데 이길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013년 동아시안컵 출전을 위한 A대표팀 합류를 하루 앞두고 나온 득점인 만큼 의미는 더욱 클 법 하다. 이에 대해 이명주는 "(A대표팀에) 가기 전에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 기분 좋게 올라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연전 당시 다소 긴장했던 모습에 대해선 "낮가림이 심해서 그랬다"고 웃으며 "빨리 적응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엔 (고)무열이랑 같이 들어가게 되어 도움이 될 듯 하다"고 내다봤다.
이명주에게 홍명보호는 아쉬움이다. 대학생 신분이었던 2011년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2년 만에 다시 잡은 기회, 올림픽보다 한 단계 높은 월드컵을 바라보는 홍명보호에 승선하는 각오는 남다를 만하다. 이명주는 "당시 많이 긴장을 하다보니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잘 할 수 있을 듯 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올림픽 팀에서 경험한 홍명보 감독은 카리스마가 넘쳤다. 운동을 할 때 방심하지 말고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정신력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에 나서는게 우선 목표다. 월드컵 본선에서 뛸 수 있는 실력을 증명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파주NFC에 합류하는 이명주에게 과제는 남아 있다. 바로 홍 감독이 '드레스코드'로 지정한 정장 문제다. 이명주는 겨울 정장을 입고 파주의 문을 두드린다. 한여름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게 생겼다. "정장을 아직 못 샀다. 지난해 K-리그 대상 시상식 때 입었던 옷을 입어야 할 것 같다. 보타이 대신 넥타이를 사서 입을 것이다(웃음)."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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