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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메이저리그를 주름 잡는 투타의 두 기둥이 만나 화제를 모았다. 신시내티 부동의 리드오프, 추신수와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야구팬들은 일요일 오전부터 TV 앞에 모여 둘의 맞대결에 집중했다. LA 현지 교민들에겐 관심을 넘어 '축제'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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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혔던 첫번째 맞대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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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긴장한 기색이 보였던 류현진은 금세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작정한 듯 추신수의 머리 위로 올라섰다. 형님을 압도했다. 3회 1사 후 두번째 맞대결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은 추신수를 2구 만에 1루수 앞 땅볼로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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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허를 찌른 공이었다. 이 공은 체인지업이었다. 그동안 좌타자 상대로 좀처럼 던지지 않던 구종이다.
재밌는 건 류현진이 추신수에게 직구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1회 첫번째 승부를 제외하곤, 모두 변화구 승부였다. 당황한 추신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세 차례 맞대결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 삼진까지 뺏어낸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듯, 류현진의 결정구는 서클체인지업이다. 그를 금세 메이저리그 수준급 선발투수로 정착시킨 공이다. 하지만 이 체인지업은 우타자 상대 주무기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구사돼 배트를 이끌어내는 이 공은 탈삼진은 물론, 땅볼 유도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덕에 좌완투수임에도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낮다. 이날 경기 전까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9푼4리였지만, 우타자 상대로는 2할3푼8리로 낮았다. 보통 투수들이 보이는 결과와는 정반대다. 반대로 말하면, 좌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 만한 결정구가 없다는 말이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는 왼손투수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이다. 류현진도 던지지 않는 게 아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평범하다 못해 다소 부족한 공이었다. 국내에선 평범한 슬라이더나 커브로도 승부가 가능했지만, 빅리거들은 달랐다. 꺾이는 각이나 구속 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은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체인지업을 좌타자 몸쪽으로 붙이는 건 다소 위험할 수 있다. 밋밋하게 들어올 경우 문제가 된다. 몸쪽으로 치기 좋게 들어오는 공, 장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실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선배인 추신수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평소 '허허실실'하다가도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마운드 위에서 승부사가 되는 류현진의 장기가 십분 발휘됐다.
경기 전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오늘 류현진은 특별히 추신수와의 대결을 의식하진 않는 것 같다. 설사 의식하더라도 류현진은 프로다. 자기 할 일에 집중하고, 투구 하나하나에 집중하면 잘 할 것"이라며 류현진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보였다.
류현진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흔들림 없이 추신수를 상대한 것은 물론, 기존 피칭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경기 후 "오늘 류현진은 경기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추신수와의 맞대결에 크게 긴장하지 않은 듯 했다"며 웃었다.
이날 류현진의 피칭엔 흠잡을 곳이 없었다. 2회 선두타자 제이 브루스에게 카운트를 잡으려다 실투로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한 게 옥에 티였다. 하지만 이후 류현진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일찍 맞은 매 덕분에 장기가 살아났다.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은 여전히 효과적이었다. 신시내티 우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기려고 애썼다. 류현진의 능구렁이 같은 땅볼 유도에 전부 속아넘어간 것이다.
이날 체인지업의 위력을 배가시킨 건 역시 직구였다. 류현진은 최고 95마일(약 153㎞)짜리 묵직한 직구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섞었다. 탈삼진을 9개나 끌어낸 원동력이었다. 직구로 잡은 탈삼진 3개 모두 스탠딩 삼진. 스트라이크존 꽉 차게 들어간 직구에 상대는 꼼짝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구위 문제는 전혀 없었다.
류현진은 지난 5월 1일 콜로라도전(12탈삼진) 이후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다. 첫 타석 때 홈런을 내준 브루스에게 4회 삼진을 잡아내며 시즌 100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동안 탈삼진 페이스는 다소 주춤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다른 공과 결합되지 않는다면, 체인지업의 위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제 어느 정도 파악되기 시작한 체인지업만으론 상대를 이겨낼 수 없었다. 이날도 체인지업으로 3개 탈삼진을 잡아냈지만, 하위타선이었다. 8번타자 잭 코자트에게 1개, 투수인 브론슨 아로요에게 2개 기록했을 뿐이었다. 묵직한 직구가 바탕이 됐기에 9탈삼진이 가능했다.
이런 면에서 이날 좌타자 대결은 백미였다. 앞서 언급한 추신수에게 던진 체인지업은 물론, 신시내티의 대표적인 강타자 조이 보토와 홈런을 허용했던 브루스를 이겨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보토의 첫번째 타석에서 바깥쪽 직구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한 류현진은 두번째 타석에서 직구만 4개 던지는 강심장 다운 모습을 보였다. 파울로 3개를 커트해낸 보토는 바깥쪽 꽉 차게 들어온 직구를 지켜보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세번째 타석에선 패턴을 바꿔 바깥쪽 체인지업을 통해 집중공략했다. 좌타자 상대로 위험할 수 있는 승부였지만, 보토는 2루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브루스의 경우, 두번째 타석에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마지막 헛스윙한 슬라이더가 87마일(약 140㎞)가 나왔고, 앞서 88마일(약 142㎞)까지 찍혔다. 슬라이더의 평균구속이 상승한 것이다. 그동안 좌타자 상대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슬라이더도 조금씩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슬라이더 구속 상승이 그 증거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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