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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어떻게 '목동 트라우마'를 넘어 1위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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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만루 LG 이동현에 이어 등판한 마무미 봉중근이 넥센 송지만을 1루수앞 병살타로 잡은 후 환호하고 있다.목동=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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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야구'를 부활시키며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 트윈스. 잡힐듯 잡힐듯 신기루 같기만 하던 1위 삼성의 뒷덜미를 드디어 움켜쥐었다. 파란의 LG가 기어이 선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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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5대3으로 승리했다. 59승39패으로 승패 마진을 +20으로 늘린 LG는 이날 SK에 4대8로 패한 삼성을 끌어내리고 단독 1위에 올랐다. LG의 페넌트레이스 1위 등극. 가물가물한 기억이라 더 짜릿한 쾌거다. 후반기 LG가 1위에 오른 것은 16년 전인 1997년 7월 16일 이후 무려 5879일 만이다. 범위를 좁혀 8월 이후 1위에 등극한 것은 약 18년 전인 1995년 9월 19일 이후 무려 6545일 만이다.

1위 등극.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목동 천적' 넥센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쳐야 했다. 넥센은 결코 포기를 몰랐다. 초반 5실점한 김영민을 내린 벤치는 2-5로 뒤진 4회 2사 후 선발 요원 강윤구를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추가 실점을 막을 경우 최근 다소 지친 기색의 LG 불펜을 후반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과감하게 던진 승부수. 롯데, SK의 거센 추격으로 '불안한 4위' 넥센으로선 갈 길 바쁜 입장.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지금은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 넥센 벤치 판단에서는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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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LG로선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이미 넥센전에서 큰 점수 차 역전패를 허용했던 쓰린 기억이 남아 있는 터. LG는 목동에서 1승5패로 유독 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평균자책 1위(3.71)를 달리고 있는 LG 마운드는 목동구장에만 7.90으로 9개 구단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LG 벤치 역시 목동구장에서 기억이 깔끔하지 않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여기서 6번 해서 1번 이겼던가요? 사실 지난 해도 좋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뭐 선수, 코치들이 준비 잘 했으니까 지켜보시죠"라고 했다.

LG는 4회 넥센 두번째 투수 강윤구 등판 이후 추가득점에 실패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강윤구에게 4타자 연속 탈삼진을 허용한 LG는 6회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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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은 어김 없이 현실이 됐다. 5-2로 앞선 8회말 수비. 무사 1루에 강정호의 병살타성 타구를 유격수 권용관이 떨어뜨렸다. 무사 1,2루. 강심장 이동현이 흔들렸다. 후속 타자 김민성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만루. 벤치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김기태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배터리와 내야진 전체를 모아 놓고 이야기를 했다. 이동현은 유한준에게 147㎞짜리 초구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3-5. 다시 무사 만루. 서동욱의 1루 땅볼을 홈에 포스아웃시키며 한숨 돌린 LG. 넥센에서 대타 장기영 카드를 뽑자 마무리 봉중근을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넥센은 또 다시 대타 송지만으로 교체. 송지만은 봉중근의 초구 변화구를 잘 때렸으나 1루수 김용의가 강한 땅볼을 역모션으로 잡아 리버스 더블플레이를 완성시켰다.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호수비. 1위 등극에 성큼 다가서는 순간이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5대3 승리를 지켰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2사 후 이택근의 좌전안타 후 타석에는 홈런킹 박병호. 신중한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봉중근은 18년 만의 1위 등극 사실을 예감한 듯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시즌 31세이브로 구원 라이벌 손승락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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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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