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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에릭 재계약? NC 김경문 감독의 흐뭇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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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고 했는데, 처음엔 안 믿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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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올시즌 신생팀 특전으로 외국인선수 3명을 쓰고 있다. 다른 팀보다 한 명이 많지만, 그 효과는 엄청 나다. 아담이 잔부상과 팀 적응 실패로 퇴출됐지만, 나머지 두 명이 기대 이상이다. 다른 팀 외국인선수 부럽지 않을 정도로 활약해주고 있다.

사실 김 감독이 성적보다 더 중요시하는 건 국내 선수들과의 '조화'다. 11일 창원 롯데전에 앞서 만난 그는 "아무리 좋은 용병도 여기 와서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실패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아담이 NC와 궁합이 맞지 않았던 것도 이런 측면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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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찰리와 에릭은 다르다.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코칭스태프의 조언도 잘 받아들인다. 다른 외국인선수에게서 찾아 보기 힘든, '융화'에 대한 노력이 있다.

'순둥이' 찰리, 올시즌 최고 외인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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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전날 팀의 창단 첫 10승 투수가 된 찰리에 대해 "사실 처음 왔을 땐 견제도 제대로 못했다. 실수를 하고선 이재학처럼 얼굴이 빨개지곤 했는데…"라며 "그랬던 찰리가 이렇게 잘 할 줄 누가 알았겠나. 창단팀에서 10승을 거두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역시 우리 팀의 에이스"라고 말했다. 찰리는 올시즌 10승5패 평균자책점 2.51로 평균자책점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실 찰리는 견제 동작이 나쁜 편이 아니다. 하지만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팀에 처음 합류해 낯선 단체 훈련이 어색했던 모양이다. 견제 실수를 하자 얼굴이 빨개졌고, 선수들은 이재학의 별명인 '딸기'를 본따 '미국산 딸기'란 별명을 붙여줬다.

KIA와 NC의 2013 프로야구 주말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26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던 NC 노성호와 찰리가 장난을 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25/
김 감독은 찰리가 선수들과 친해지던 그때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숫기가 없는 찰리지만, 웃으며 살갑게 대해주는 국내 선수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또한 '순둥이' 같은 성격으로 국내 선수들보다 선수단 규율을 더 잘 지키는 '모범생'이다.

그리고 승리 때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다. 전날 10승을 달성했을 때도 "이 10승은 나만의 영광이 아니라, 우리팀 모든 선수들의 영광이다. 이 승리는 모든 선수들의 10승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찰리는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다. 그런 외국인선수는 많지 않다"며 웃었다.

'절실함' 에릭, 한국에서 제2의 야구인생 꽃피운다

에릭의 경우엔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빠르게 흡수한 케이스다. 외국인선수들이 처음 한국프로야구에 오면, 주자 때문에 고전한다. 틈만 나면 뛰는 국내 선수들을 막기 위해 퀵모션부터 가다듬어야 한다. 견제는 물론, 투구폼에 손을 대야 하는 경우도 많다.

에릭의 경우, 투구시 키킹동작이 독특하다. 차올린 발을 내딛기 전에 한 번 멈추는 동작이 있다. 이 때문에 시즌 초반 상대팀의 잦은 어필로 고전했다. 주자가 나갔을 때 퀵모션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결국 엔트리에서 말소시켜 이 부분을 집중지도했다.

보통 외국인선수들이 지금까지 해온 자신의 습관을 고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에릭은 아니었다. 코칭스태프의 작은 조언을 받아들여 문제점을 완벽히 보완했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만난 새 코칭스태프에게 마음을 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절실함'이 있는 에릭은 달랐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29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NC 선발 에릭이 두산 2회초 무사 1,2루에서 오재원을 플라이 처리한후 김태군에게 포수 마스크를 건네고 있다. 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8.29/
에릭은 김경문 감독과 처음 만났을 때 "이곳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 정도로 한국무대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83년생으로 만 30세. 메이저리그에서 점점 기회를 잡기 힘들어지는 나이다. 에릭은 절실함 속에 한국행을 선택했다.

에릭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시즌 3승8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중이었다. 승수가 3승에 불과하지만, 김 감독은 에릭의 활약에 만족하고 있다. "사실 5회 이전에 무너진 적이 시즌 초반을 제외하면 없다. 어떻게든 긴 이닝을 끌어준다. 잘 던졌는데 우리가 승리를 못 챙겨준 경우도 많았다. 승리는 적어도 공헌도는 높다"고 했다.

김 감독은 최근 에릭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한 번 놀랐다. 처음 만나을 때 했던 얘기가 허언이 아니란 걸 느꼈다. 에릭의 아내 크리스틴은 현재 출산을 앞두고 있다. 다음주가 예정일이다. 에릭은 시즌 내내 크리스틴을 미국으로 보내지 않았다. 출산 역시 한국에서 할 예정이다. 스스로 외국인의 출산이 수월한 산부인과를 찾아놓고, 아내를 안심시켜놨다.

김 감독은 "사실 외국인선수의 아내가 여기서 출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은 고국으로 돌아간다. 선수도 출산 때 미국으로 가기 마련"이라며 미소지었다. 에릭이 한국 생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 또한 팀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한 에릭의 책임감도 느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아이도 낳았고, 안정이 되면서 에릭은 분명 내년에 훨씬 잘 던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팀에서 신뢰하는 찰리와 에릭의 재계약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NC로서는 내년 시즌엔 마지막 한 명의 퍼즐만 잘 맞추면 된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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