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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위대한 첫 발걸음, 이제 미래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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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노스의 위대한 첫 발걸음, 프로야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공룡의 발톱이 2014년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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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승4무72패, 승률 4할1푼9리로 단독 7위. 신생팀 NC의 역사적인 첫 시즌 성적이다. 1991년 쌍방울의 신생팀 최고 승률(52승3무71패, 4할2푼5리)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NC의 2013년은 그 어떤 신생팀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NC의 2013시즌,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자.

출발, 죄인처럼 고개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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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승패 차이는 -20이다. 이중에서 -13은 4월 한 달간 기록했다. NC의 첫 달 성적은 4승1무17패. 그야말로 악몽 같았다. 포스트시즌 6회, 두 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경험한 김경문 감독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술회할 정도다.

김 감독이 그렸던 밑그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존 구단들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올라가면서 신생팀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진 것이다.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거둔 호성적은 그저 2군 성적이었을 뿐이었다. 선수들 역시 아직 '1군 선수'로 부르기엔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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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실책과 납득할 수 없는 경기력이 반복됐다. 졸지에 NC는 '프로야구 질적 수준 하락'의 주범이란 소릴 들어야 했다. 9개 구단 체제로 첫 시즌을 치르면서, 앞서 나왔던 지나친 양적 팽창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그 와중에 김 감독이나 NC 구단 측은 '죄인'인 마냥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개막 후 7연패, 그리고 김 감독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인 9연패. 모두가 NC의 험난한 첫 시즌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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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NC는 급성장했다. 4월 중순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지석훈과 외야수 박정준을 영입해 빈 자리를 채운 게 컸다. 이들이 내외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5월부터는 부상중이던 나성범과 모창민이 돌아와 힘을 보탰다. 결국 5월엔 12승1무10패로 5할 승률을 넘어섰다.

성장, 첫 경험에 좌충우돌

물론 5월 상승세가 지속된 건 아니다. 신생팀으로서 경험 부족을 수차례 느껴야 했다. 특히 주장 이호준을 제외하면, 선수들 대부분이 풀타임 주전으로 뛴 적이 없었다. 기존 구단에서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으로 데려온 선수들은 1.5군, 소위 말해 주전과 비주전을 오가는 백업멤버들이었다.

흔히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면, 여름철 체력관리나 슬럼프 탈출 등에 있어 고전한다고 말한다. NC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6월 들어 7승1무13패로 다시 -6이 되면서 주춤한 게 시작이었다. 무더운 여름은 잘 견뎠지만,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좀더 일찍 문제에 직면했다.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이호준을 향해 NC 선수들이 달려가고 있다. NC는 4-3의 승리를 거두었다.마산=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6.19/
체력관리에 대한 각자의 노하우가 없었다. 또한 올시즌 홀수구단 체제로 인해 한 개팀이 휴식을 취하는 것도 NC에겐 독이 됐다.

타격감이 상승세를 보이다가도 휴식만 하면 다시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경기가 없는 휴식일에 타격감을 잃어버리지 않고 관리하는 방법을 몰랐다. 휴식 전과 후과 정반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타격 사이클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7월(9승9패), 8월(12승1무10패)을 잘 났지만, 9월엔 또다른 문제에 직면했다. 바로 시즌 막바지 체력저하였다. NC는 9월 6승12패로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여름을 잘 났다고 생각했던 김경문 감독조차 예상 못했던 부분이었다.

흔히 프로야구는 '장기 레이스'라고 한다. 한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려면, 체력 안배가 필수다. 하지만 NC 선수들은 뒤를 보지 않고 지나치게 달렸다. 첫 풀타임 시즌에 의욕이 과다한 부분도 있었다. 또는 떨어지는 체력을 자신도 미처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 이미 힘이 달린다고 생각했을 땐, 회복하기 힘들었다.

현재,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바라본다

이처럼 NC는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다.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됐다. 그래도 한 시즌을 마치고 나니 수많은 기록이 쏟아졌다. 창단 후 첫 시즌으로 모든 게 '역사'였다.

올시즌 NC는 두 명의 타이틀홀더를 배출했다. 일단 리드오프 김종호가 3년만에 프로야구에 50도루 시대를 열었다. 정확히 50도루를 기록하면서 도루왕을 차지했다. 신생팀에서 타격 부문 1위가 나온 건 김종호가 처음이다. 삼성에서 전형적인 2군 선수로 남을 뻔했던 김종호지만,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NC로 이적해 정상급 리드오프로 성장했다. 제2의 야구인생을 열게된 것이다.

15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프로야구 NC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NC 김종호가 4회말 1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볼이 홈으로 송구 되는 사이에 2루까지 달려 세이프 되고 있는 김종호.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5
또한 외국인선수 찰리는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11승7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NC의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성적뿐만 아니라, 착한 심성으로 팀의 일원으로 동화된 찰리에게 NC 구성원 모두가 엄지를 치켜든다. 내년 시즌에도 NC의 에이스 역할을 할 게 유력하다.

토종 에이스 이재학은 찰리에 이어 평균자책점 2위에 올랐다. 10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로 정상급 선발투수로 도약했다. 투수의 각종 지표에서 '토종 1위'를 차지한 게 눈에 띈다. 수많은 선배들을 제쳤다. 이재학은 지난 2011년 말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해 NC에서 선발투수로서 성장할 기회를 잡았고, 기대 이상 성장했다. 올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기도 하다.

한 팀에서 평균자책점 1,2위가 나온 건 프로야구 통산 4번째다. 당연히 신생팀으로선 처음이다. 만약 이재학이 신인왕을 거둔다면, 1991년 쌍방울을 넘게 된다. 당시 신인 조규제는 최우수구원(세이브포인트, 현재 폐지), 세이브 1위에 오른 데 이어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이재학이 신인왕을 탄다면, NC는 총 세 명이 각자 다른 3개의 상을 품에 안게 된다.

김경문 감독은 좀처럼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다. 거침없이 "성장한 선수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이미 시즌 중에도 끊임없이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있었다. '신생팀'이란 장막이 걷혀지는 내년부터가 진정한 '본게임'이란 것이다.

시즌 막판 주전선수들을 위협할 백업선수 발굴에 열을 올린 데 이어 시즌 종료 이전인 9월에 선수단 절반 가까이를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로 보냈다. 확대엔트리 이후 1군에서 뛰던 선수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여기에 2군에 주로 머물던 좌완 이승호를 시즌 최종전에 선발등판시켜 내년 활용법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지난해 LG에서 방출된 통산 102승의 박명환과 계약했다. 올시즌 현역 생활이 끝난 것으로 보였던 손민한을 재기시킨 데 이어 또다른 베테랑 투수에게 '제2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미 NC의 시선은 2014년으로 향해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5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NC 선발투수 이재학이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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