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선 한 경기가 곧 결승전이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철저히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두산의 뚝심을 인정해야 한다. 김현수가 계속 4번타자로 낸 것은 분명 뚝심이다. 김현수의 4번 배치에 대한 말이 많았다. 올시즌 김현수는 4번타자로 나섰을 때 유독 성적이 나빴다. 특히 9월 이후엔 4번으로 나선 24타석에선 단 3안타만 쳐서 타율이 1할3푼이었다. 3번타자로 나섰을 땐 3할6리. 준PO 1차전서도 4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보였지만 두산은 계속 그를 4번에 냈고 이날도 김현수는 안타없이 물러났다. 고마운 일이다.
두산이 자랑하던 발야구가 넥센의 수비에 큰 도움을 줬다. 발을 믿고 뛰다가 번번이 잡혀 넥센의 기를 살려줬다. 0-0이던 7회초 선두 정수빈이 투수쪽 번트 안타를 쳤지만 투수 밴헤켄의 악송구 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2루까지 뛰다가 우익수 유한준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됐고, 연장 10회초엔 1사후 오재원이 유격수 내야안타를 쳤지만 강정호의 악송구때 2루까지 뛰었다가 박병호의 송구에 또 아웃됐다. 발 빠른 선수들이라 이들이 누상에 있었다면 넥센의 수비진이 힘들었을텐데 스스로 아웃이 되려하니 고마울 뿐이다.
두산의 불펜진을 보면 넥센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공을 제대로 뿌릴 줄 아는 투수가 없다. 곰이란 팀 명칭과는 다르게 마운드 위에서 벌벌 떨었다. 분명히 리드를 하는 쪽은 두산인데 마치 넥센이 앞서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8회 홍상삼의 폭투와 9회 두산 마운드가 계속 바뀌는 모습은 처절하고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두산은 우승후보로 불리던 그때의 패기있던 팀이 아니다. 맞을까봐 걱정하고 못칠까봐 걱정하는 팀이 됐다. 이제 넥센의 시대가 왔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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