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KBS를 이끌어 오던 베테랑 진행자들이 발벗고 나섰다. 솔선수범이다.
방송인 송해와 이금희는 최근 KBS 출연료를 자진 삭감했다. 재정 위기를 맞은 KBS를 돕고자 자신의 출연료를 삭감하기로 결정한 것.
재정 위기에 처한 KBS는 지난 9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사장과 부사장, 본부장과 센터장 등 경영진이 임금의 10% 이상을, 실국장은 7%, 부장은 5%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또 KBS는 "비핵심사업을 폐지하고 불요불급한 경비를 삭감하겠다"며 고강도 긴축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KBS는 연초 수지동향 회의에서 재정수지를 점검하고, 재정안정화 TF 운영과 두 차례의 강도 높은 토털리뷰 절감을 통해 500억이 넘는 예산을 선제적으로 긴축했다. 하지만 연말까지 200억이 넘는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 처하면서 긴축 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KBS 관계자는 "예산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수신료 수입은 정체돼 있는 반면 광고와 협찬 수입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아서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KBS는 각종 프로그램 MC에 대해서도 내부 인력 활용을 최대한 확대할 방침을 세웠던 상황.
이런 상황에서 KBS 간판 진행자로 활약 중인 송해와 이금희가 출연료 자진 삭감을 선언하면서 KBS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태게 된 것이다.
송해는 지난 1980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30년이 넘게 KBS '전국노래자랑'을 이끌고 있다. 송해는 지난 2010년 열렸던 '전국노래자랑'의 30주년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이는 등 이 프로그램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나타냈다. 송해 없는 '전국노래자랑'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송해와 '전국노래자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KBS는 '전국노래자랑'의 30주년을 맞아 송해에게 명예사원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외부인이 명예사원증을 받은 것은 KBS 창사 이래 송해가 처음이었다.
이금희 역시 KBS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KBS의 간판 프로그램인 '아침마당'을 지난 1998년부터 진행해왔다. 이금희는 조리 있는 말솜씨와 편안한 매력으로 많은 주부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989년 KBS 16기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 활동을 시작한 이금희에게 KBS는 친정과도 같은 곳.
KBS 관계자는 "KBS의 가족과도 같은 분들이기 때문에 재정 위기에 처한 KBS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컸을 것"이라며 "두 사람의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가 컸다"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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