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013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두산에 내줬다. 준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두산은 1차전 승리로 분위기를 탔다. 푹 쉬면서 기다린 LG에 비해 체력적으로 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두산이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선 객관적인 전력 이상으로 분위기가 중요하다. LG가 빼앗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게 뭘까.
①신데렐라
준PO에서 두산을 수렁에서 건진 주인공은 백업 포수 최재훈이었다.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의 그늘에 가려있던 그는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누구도 최재훈이 큰 경기에서 이렇게 잘 해줄 지 몰랐다. 속된 말로 단기전에서 '미치는 선수'가 나오는 팀을 당할 수는 없다.
두산과의 PO 1차전에서 LG 선수 중 자기 역할 이상을 한 선수는 동점 투런 홈런을 친 이병규(7번) 뿐이다. 중심 타선을 이루는 이진영(3타수 무안타) 정성훈(4타수 1안타) 이병규(4타수 1안타, 9번)가 해결사 노릇을 못했다. 특히 정성훈의 수비 실책 2개가 팀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단기전에선 중심 타자가 아닌 상대가 경계를 덜 하는 선수 중 깜짝 활약하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지금 LG에 필요한 게 바로 그런 선수다.
②홈런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바꾸는데 홈런 만한 게 없다. 특히 단기전에선 연타로 점수를 뽑기가 어렵다. 상대 투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뿌린다. 또 상대 벤치는 투수가 망가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간다. 두산과 넥센의 준PO 다섯 경기에서도 사실상 홈런으로 승패가 갈렸다고 볼 수 있다.
LG는 1차전 0-2로 끌려가던 1회말 이병규(7번)가 투런 홈런을 쳤지만 결국 추가 실점으로 2대4로 졌다.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다음 팽팽한 상황에서 7회 정성훈이 범한 송구 실책이 두산의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③신바람
LG는 큰 경기에서 수비 실책이 팀에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지 값진 경험을 했다. 정성훈 정도의 베테랑이 한 경기 실책 2개를 할 정도로 LG는 모처럼의 가을야구 첫 경기가 낯설었다. 항상 처음은 힘들기 마련이다. LG는 두산과 비교해 실전 감각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LG는 1차전에서 그들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1회 홈런 한방으로 2점을 뽑은 게 전부였다. 두산 노경은과 홍상삼에게 8이닝 동안 끌려다녔다. LG의 덕아웃은 너무 굳어있었다.
LG는 1차전에서 두산 보다 조급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번 PO에선 길어질수록 불리한 쪽이 두산이다. 아무래도 두산은 체력적으로 힘들게 돼 있다. LG선수들은 11년 만에 맞은 가을야구를 스스로 즐겨야한다. 말로만 아니라 몸이 따라가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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