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잠실구장에 친숙한 팀. 마치 축구의 한일전처럼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나서야 하는 경기를 플레이오프에서 하게 됐다.
1차전서 보여준 두 팀의 느낌은 달랐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덕분에 여유로운 경기 운영이 이뤄진 반면 LG 선수들에서는 쫓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두산 선발 노경은은 PO 1차전이 PO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항상 이기려는 마음으로 하는 LG전이라 정규시즌 같았다는 것. 꽉 찬 만원 관중들 사이에서 플레이를 하지만 정규시즌에서도 둘의 라이벌전엔 만원 관중이 몰려든 경우가 많았기에 분위기에서 플레이오프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는 것. 원정이지만 안방이기도 한 잠실구장에서 하는 플레이라 편안해 보였다. 수비 실수를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수비가 안정적이었다.
반면 LG는 3루수 정성훈이 결정적인 실책 2개를 하는 등 수비에서 조금은 아쉬운 듯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 공격에서도 침착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7회말 등판한 두산 홍성삼이 폭투를 하는 등 제구가 좋지 않았는데도 기다리기 보다는 공격적으로 휘두르며 오히려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7회 1사 1루서 손주인이 볼카운트 1B1S에서 배트를 휘둘러 유격수앞 병살타로 물러났고, 8회엔 9번 오지환이 1B에서 타격해 중견수 플라이, 1번 박용택도 2B에서 공격해 2루수 플라이로 쉽게 아웃됐다. 두산 노경은은 "LG 선수들도 그렇게 긴장한 것 같지는 않았는데 좀 서두른다는 느낌은 받았다"고 했다.
LG로선 아무래도 두산과 라이벌전을 펼치는데다가 11년만의 포스트시즌에 대한 부담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열흘의 휴식이 있어 경기 감각도 떨어져 있었던 것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1차전을 치렀기에 분위기 파악은 끝났다. 경기 감각도 돌아왔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2차전부터 PO라는 중압감을 뛰어넘는 라이벌전이 펼쳐질 듯. PO는 미리 진출해 2위를 한 팀이 휴식을 취해 체력적인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준PO 승리팀은 PO에서 패해도 잘했다는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이번 PO는 다르다. 꼭 이겨야할 LG이기에 두산에게 PO패배는 그대로 잘했다는 박수보다는 왜 못이겼냐는 비난을 받는다. LG도 마찬가지. 11년만의 PS진출, 그것도 2위로 PO 직행한 LG는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혹시 패하더라도 올해 정규시즌의 성공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하다. 하지만 두산에 PO에서 패한 것은 얘기가 달라진다. 유리한 상황에서 라이벌에게 패한다는 것은 11년만의 PS진출의 기쁨을 달아나게 할 수도 있다.
분명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다투는 플레이오프지만 라이벌전이란 자존심이 더 크게 작용하게 될 LG와 두산의 잠실 혈전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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