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신청을 안하는게 현명할 수도 있지 않겠나."
LG에서 9년을 채운 이대형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획득했다. 일생일대의 기회. 하지만 이대형의 전망을 밝게 보는 사람은 드물었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50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최고의 1번타자로 거듭났던 이대형이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올시즌에는 백업 멤버로 밀리며 타율 2할3푼7리 13도루에 그쳤다. 야구계에서는 "지금의 성적과 위치라면 1년 더 LG에서 뛰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내년에 FA 신청을 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 얘기들을 했다.
하지만 이대형은 시즌 직후 과감하게 FA 신청을 했다. 나름의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계산이 성공을 거두는 듯 하다. 이대형이 이번 FA 시장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대형은 원소속구단 협상 마감일은 16일까지 LG와 합의를 하지 못하며 시장에 나왔다.
야구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대형은 20억원 규모의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는 최근 몇년 간 부진했고 현재 주전 자리를 잃은 선수에게 그런 큰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켜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양측은 16일 밤까지 협상을 이어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FA 시장 탬퍼링(사전 접촉)설이 난무한 가운데 이대형 역시 믿는 구석이 있으니 시장에 나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장 개막 전에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대어급 선수들의 몸값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지며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접근할 수 있는 이대형의 상품성이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화는 정근우, 이용규 2명의 FA 선수들을 영입해 더이상 선수 영입에 나설 수 없지만 외야 보강이 필요한 NC, KIA, 롯데 등이 충분히 이대형 영입에 공을 들일 수 있다.
외야수가 필요한 팀 중 이미 이대형에게 오퍼를 보낸 구단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 구단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건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가 두산 외야수 이종욱이기 때문. 하지만 이대형 입장에서는 조급할 필요가 없다. 이종욱의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 이종욱을 잡지 못한 구단들이 곧바로 이대형에게 관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근 FA 시장 추세를 볼 때, 믿는 구석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케이스로 무모하게 시장에 나가는 선수는 없다고 봐야한다. 이대형에게도 분명 자신을 지킬 보험용 카드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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