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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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는 커녕 기존 전력이 약화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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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수급의 꿈을 버린 지 오래다. 기존 선수들을 지키기도 벅차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린 공격수 박성호와 미드필더 노병준은 이적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지난 시즌 부상해 2차례나 수술대에 오른 황진성은 전반기 결장과 시즌 뒤 군 입대, 선수단 내에서도 상위권에 꼽히는 고연봉 탓에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왕좌 탈환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전북과 활발하게 움직이는 서울, 울산을 그저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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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선수단과의 재계약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했다. 더블 공신인 박성호와 노병준은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이적 팀을 물색 중이다. 2009년 ACL 우승의 주역 김형일도 중국 슈퍼리그로 이적시키기로 했다. FA 방출과 김형일 이적으로 남게 될 연봉과 이적료는 외국인 선수 수급의 실낱같은 희망이다. 그러나 2년 동안 3개의 타이틀(리그 1회·FA컵 2회)을 차지하고도 지갑을 열지 않았던 포항이 과연 재투자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40년 전통의 명가가 시민구단보다 못한 희망 없는 지방팀으로 전락하고 있다.
"전남에 온 후 처음으로 만족스런 영입을 마쳤다." 하석주 전남 감독이 웃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선수 영입을 차분히 준비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대로,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서 예년보다 좋은 조건으로 좋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었다. 새해 시작과 함께 광양발 '이적 오피셜'이 쏟아졌다. '전남 유치원'이라 불릴 만큼 어린 스쿼드에 경험을 불어넣고,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성남 주장 출신 왼쪽 풀백 현영민과 경남 주장 출신 전북 공격자원 김영우를 영입했다. 2년 전부터 눈독 들여온 수원 출신 J-리그 공격수 스테보 영입은 축구팬들 사이에 최고의 핫이슈였다. 노상래 수석코치가 직접 크로아티아에 가서 보고 데려온 산디 크리즈만, 대구가 자랑하는 브라질 출신 플레이메이커 레안드리뉴까지 '외국인 공격수 트리오'가 완성됐다. 중원의 안정감을 꾀하고자 대구 미드필더 송창호도 영입했다. 일찌감치 선수단을 확정한 전남은, 안정된 훈련 분위기속에 조직력을 차근차근 맞춰가고 있다.
2년 연속 피말리는 강등다툼을 견뎌낸 하 감독의 의지와 시즌 중 부임한 '마케팅 전문가' 박세연 사장의 소신이 통했다. "투자하지 않고 변화하지 않으면 계속 10위 아니냐?"고 반문했다. 창단 20주년을 맞아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식당 메뉴도 바꾸고, 구단버스 도색도 새로 했다. 박 사장은 몇날 몇일을 고민한 끝에 '더 프리미어(The Premier), JDFC'라는 슬로건을 내놨다. 'Chunnam'이라는 기존의 영문명도 외래어 표기법 원칙에 따라'Jeonnam'으로 바꿨다. 팀 영문명칭, 유니폼, 엠블럼 등 CI 교체 작업을 모두 끝냈다. 선수단은 '리그 6강, FA컵 우승'이라는 또렷한 비전을 공유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좌우명인 '필사즉생(必死卽生,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산다)'을 새로운 전남의 모토로 삼았다. 16일 선수단 출정식 역시 전남 진도 울돌목에서 갖기로 결정했다. '불멸의 이순신'이 배 13척으로, 133척의 왜군을 무찌른 명량대첩 현장이다. 기적의 현장에서 '명가 재건'을 한목소리로 외친다.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스무살' 전남이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