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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필요했지만 불운이 시샘했다. 박승희(22·화성시청)는 500m에서 '통한의 동메달'에 울었다. 최고의 페이스와 우승 후보들의 잇따른 탈락에 금메달이 유력했다. 출발과 함께 선두를 꿰찼다. 하지만 두 번째 코너를 돌다 상대 선수에 걸려 넘어졌다. 펜스에 강하게 부딪힌 그는 일어나 레이스를 이어가려다 또 넘어졌다. 결국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나마 3위를 차지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실격되면서 동메달을 차지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후유증은 있었다. 충돌 과정에서 무릎을 다쳐 1500m에선 기권했다. 하지만 아플 수도 없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남은 것은 정신력 뿐이었다. 통증이 있지만 테이핑을 하며 참고 또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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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m와 1000m 세계랭킹 2위 김아랑(19·전주제일고)은 미소를 잃지 않는 천사다. 하지만 얼마나 중압감이 컸던지 1500m를 앞둔 전날 새벽 급성 위염으로 배앓이를 했다. 박승희가 기권한 마당에 쉴 수 없었다. 그는 준결선행을 확정지은 후 눈물을 쏟았다. 극심한 고통에 제대로 먹지 못했다. 결국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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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5·서울시청)가 손글씨로 쓴 응원 플래카드를 준비했다.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아 다치지만 말아줘 이미 당신은 최고'라는 플래카드를 들어보였다. 선수들의 함께 적혀 있었다. 마침내 쇼트트랙에서 금맥이 터졌다. 밴쿠버의 한을 넘어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이 나왔다. 조해리 박승희 심석희 김아랑이 짝을 이룬 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팰리스에서 벌어진 3000m 계주 결선에서 중국을 넘고 정상 고지를 재탈환했다. 4분09초49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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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m 계주는 1994년 릴레함메르(노르웨이) 대회를 필두로 2006년 토리노(이탈리아) 대회까지 4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 대회는 통한의 무대였다. 박승희는 당시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조해리는 주축이었다. 이은별(23) 김민정(28과 함께한 3000m 계주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했다. 중국에 금메달을 빼앗겼다. 예기치 못한 악몽에 모두가 눈물을 쏟았다.
쇼트트랙에 터진 첫 금메달로 한국은 18일 현재 금2, 은1, 동1를 기록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