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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한동진 "프로 12년 최고 훈장은 제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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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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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서 12년 동안 얻은 가장 큰 훈장은 제주맨이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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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럽맨(One club man). 현역시절 동안 오직 한 클럽에만 머물며 충성과 열정을 바친 선수를 지칭한다. 해외에서는 파울로 말디니(AC밀란), 라이언 긱스(맨유), 프란체스코 토티(AS 로마),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국내에서는 신태용(전 성남), 김현석(전 울산)이 대표적이다.

제주 유나이티드에도 원클럽맨이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제주의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이름. '늘푸른 소나무' 한동진(35)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동진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현역 은퇴식을 가졌다. 그는 은퇴식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동진은 "은퇴식이라고 하긴 했는데 아직 실감이 안난다. 운동장을 보면 다시 뛸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실 K-리그 챌린지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팀에서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 2~3년 벤치에 있는 것보다 일찌감치 지도자로 나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게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결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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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진은 원주 상지대를 졸업한 뒤 2002년 부천SK(제주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어느 덧 12년이 흘러 부천 멤버 가운데 제주에 남은 이는 한동진 뿐이다. 스포트라이트는 그의 축구 인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원주 태장초등학교 4학년때 키가 크다는 이유로 축구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의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언제나 2인자였다. 원주공고에서의 활약으로 1999년 나이지리아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에 나섰지만, 당시 주전이었던 김용대(35·서울)에 밀렸다.

프로에 데뷔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라운드에 선 것보다 벤치에서 기다린 시간이 많았다. 그동안 최 현, 조준호와 같은 선배들의 그림자에 가려 2,3인자에 머물렀다. 어렵사리 주전 자리에 올랐을 땐 후배인 김호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내줘야 했다.그의 통산 K-리그 기록은 122경기 출전에 155실점. 12년의 프로생활치고는 빈약한 기록이다. 그는 "많이 아쉽다. 부천때부터 있으면서 우승도 한번 못했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었는데 그만큼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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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프로 인생을 지탱해준 것은 제주와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다. 제주에서 머문 12년은 그에게 가장 큰 자랑이었다. 한동진은 "요즘은 팀도 많이 옮긴다. 기회가 많이 주어지면 내 값어치가 오를수도 있지만, 제주에서 나를 많이 생각해줬다. 구단 직원들과도 가족같이 지내서 애착이 크다. 영원한 제주맨으로 기억되는 것이 기분이 좋다"고 했다. 가족에 대해서는 "가족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왔을 것 같다. 힘들었을때 실업팀도 생각했지만, 가족의 힘으로 버텼다"고 설명했다.

한동진은 제주 U-18 골키퍼 코치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1인자를 하지 못했던게 지도자 생활에서 장점이 될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은 최고가 아니고 성장해가는 단계다. 시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 어떻게 운동하고 생활하는지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인자가 되지 못했던 그는 1인자 골키퍼를 키우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었으니까 잘 적응해서 가르칠 것이다. 일단 제주 유스팀이니까 제주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고, 나아가서는 국가대표까지 키워보고 싶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면 좋은 선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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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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