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는 선배를 향해 "해외진출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선배는 "위약금도 물어야 되니 돈을 많이 받는 팀으로 보내달라"며 자존심을 긁었다. 후배는 선배가 껄끄럽다. 반면 선배는 후배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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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부산 감독(52)과 최용수 FC서울 감독(43)은 못말리는 선후배다. 중·고·대학(동래중→동래고→연세대)의 향수를 공유하고 있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수'야", "행(형)님"이다. 정은 진하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선 양보는 없다. 칼끝은 무서울 정도로 매섭다.
둘 사이에는 '천적'이라는 다리가 놓여 있다. 2011년 4월 최 감독이 대행으로 서울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후배의 사령탑 대결이 시작됐다. 윤 감독은 당시 수원을 이끌고 있었다. 선배의 벽은 높았다. 수원과 서울 감독으로 정규리그와 FA컵에서 6차례 맞닥뜨렸다. 5승1무, 윤 감독의 압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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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윤 감독이 부산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탔다. 징크스는 계속됐다. 3월 17일 첫 만남에서 윤 감독이 또 이겼다. 최 감독은 6월 23일 안방에서 긴 후유증에서 탈출했다. 8경기 만에 처음으로 윤 감독을 넘었다. 하지만 8월 FA컵 8강전에서 윤 감독이 다시 후배를 무너뜨렸다. 9월 8일 스플릿 첫 대결에서는 득점없이 비겼고, 11월 24일 지난 시즌 마지막 대결에선 최 감독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적은 7승2무2패, 윤 감독의 일방독주에 가깝다.
해가 바뀌었다. 2014년 두 사령탑의 첫 대결이 열린다. 서울은 2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부산과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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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는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다. 선배는 부담을 털었다. 서울은 클래식에서 1무1패, 아직 첫 승을 챙기지 못했다. 이적한 데얀과 하대성의 공백이 진하다. K-리그에서 단 한 골도 없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선 1승1무로 순항하다 19일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 안개가 자욱하다.
반면 부산은 8일 전북과의 1라운드에선 0대3으로 완패했지만 15일 포항과의 홈개막전에선 3대1로 완승했다. 1승1패,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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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벼랑 끝이다. '천적'을 상대로 반전을 이루어야 한다. 윤 감독은 최 감독만 잡으면 연승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무대에선 브레이크없는 충돌 뿐이다.
2연승으로 '2강'을 구축한 전북과 울산은 23일 각각 상주, 인천과 맞닥뜨린다. 또 다른 천적 관계인 포항은 22일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포항은 최근 수원을 상대로 7경기 연속 무패(6승1무)를 기록 중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