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관조명 전문기업 누리플랜이 내홍을 겪고 있다. 이상우 누리플랜 회장과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이사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플랜은 관급조명공사 1위 기업인 동시에 2013년 N서울타워 본관동 운영사업자에 선정된 업체다. 누리서울타워는 누리플랜의 자회사로 과거 누리플랜시스템의 상호를 변경한 회사다.
누리플랜의 경영권 분쟁의 원인은 서울의 랜드마크인 N서울타워(남산타워) 사업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N서울타워는 서울의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각종 드라마의 배경으로 사용되며 한류열풍을 이끌며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사건의 발단은 3월 27일 이상우 누리플랜 대표이사가 '이사 감사 대표이사 집무집행 정지 및 직무대항자 선임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는 공시를 내면서 부터다. 이 회장은 24일 오전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본사 회의실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총에서 이 회장의 단독대표 체제 등의 의안이 통과됐다. 이후 관할 법원 등기소에 주총 의사록과 함께 변경등기를 신청하고 공시했다. 그러나 누리플랜과 이해관계에 있던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도 24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변경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장 대표가 개최한 주총에서는 기존 대표이사였던 이상우 회장 해임과 새 대표이사에 장병수 선임 등의 안건이 통과됐다. 한 회사의 주주총회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회장 측은 "장 대표가 거짓으로 서류 등을 조작해 누리플랜의 경영진을 변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장 대표 측은 "200여 명의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아 지분의 30% 이상이 모였기 때문에 주총은 합법적이었다"며 이 회장측의 주장에 맞서고 있다.
황당한 사건의 중심에는 이 회장과 장 대표간 서로 경영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게 자리잡고 있다. 한 회사를 놓고 두 사람이 서로 경영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게 가능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상우 누리플랜 회장과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 간 주식거래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상우 누리플랜 회장은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와 이 회장 주식 60만 주 등의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은 사실은 있다"면서도 "경영권을 양수한다는 계약은 일절 없었으며 주식양수도 또한 장 대표가 돈을 치르지 않으며 계약은 해지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의 주장은 다르다. 이 회장이 N서울타워에 대한 사업권을 따내자 입장을 바꿨다고 강조한다. 장 대표는 "원래 250억 원에 이 회장 지분 등과 경영권을 이양받기로 약속하고 실사까지 마쳤지만 갑자기 주당 1만 원에 70만 주만 우선 양수해 가라고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후 누리플랜의 100% 자회사였던 누리서울타워의 증자에 8억 원 규모로 참여해 누리서울타워를 인수했고, 이 회장의 차명계좌 지분 18만5600주를 주당 9500원에 우선 매입하기도 했다. 누리서울타워의 명의로 이 회장과 IBK캐피탈, 산은캐피탈이 보유한 누리플랜의 워런트(신주인수권)도 모두 인수했다.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는 "(이 회장 측의)경영권 약속이 없었다면 차명계좌 주식이나 워런트 등을 인수할 이유가 없었다"며 "인수합병에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투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합의 된 내용을 바탕으로 누리플랜 인수과정에서 소요된 자금만 워런트 인수대금과 이 회장 차명계좌 주식인수대금, N서울타워 구조물 철거 및 설계비, 우호지분매수대금 등 164억원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양측 대표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누리플랜과 누리서울타워는 법정공방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지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법적분쟁은 영업권 및 주식을 넘기고 받았던 과정의 적법성 여부와 주식거래와 함께 작성됐던 인수합병 관련 합의각서의 내용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 엇갈리는 양측의 주장에 대해 사법기관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게 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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