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경기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극적인 승부에서는 두 팀이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야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짜릿한 드라마, 끝내기 승부. 물론, 승자의 입장에서 그렇다. 22일 프로야구 4경기 중 2경기가 9회말 끝내기로 승패가 결정됐다.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롯데 자이언츠전 9회말 9-9 동점에서 이어진 만루찬스에서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고, SK 와이번스 최 정은 NC 다이노스전 4-5로 뒤지던 9회말 무사 1루에서 역전 끝내기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2경기 모두 마지막 순간에 1점차로 명암이 갈렸다.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은 통산 47번째, 끝내기 홈런은 237번째였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타자들인데, 두 선수 모두 첫 경험이라고 했다. 특히 박병호의 차분한 선구안이 인상적이었다. 개인 통산 끝내기 최다 홈런 기록은 이도형(7개), 끝내기 4구 기록은 박연수 홍성흔(이상 2개)이 갖고 있다. 또 조규제는 통산 최다인 3개의 끝내기 4구를 내줬다.
피말리는 1점차 승부에서 짜릿한 승리. 치열한 승부에 따른 후유증도 있겠지만, 1승 이상의 힘이 된다. 22일 히어로즈와 와이번스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9회말에 경기를 뒤집었다. 운도 따랐겠지만 집중력의 힘이라고 봐야한다. 시즌 초 히어로즈와 와이번스는 선두권에서 순위경쟁을 하고 있는 팀이다.
1점차 경기는 여러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상대를 확실하게 제압하지 못했을 때, 여유있게 앞서다가 추격을 허용하면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발생 이유야 어떻든 1점차 승부에서 강한 팀이 결국 강팀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올 해 1점차 승부를 가장 많이 한 팀은 NC 다이노스다. 무려 8번이다. '돌풍의 팀'답게 결과도 좋았다. 22일 SK에 뒤통수를 맞았지만, 5승3패로 승률 6할2푼5리다. 지난 13일 LG 트윈스전에서는 3-4로 뒤지다가 6회 4-4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2회 결승점을 뽑았다. NC는 지난 16일 롯데전에서도 연장 10회에 균형을 깨트리고 승리를 가져갔다. 지난해와 확실히 다른 면모이다.
1위 히어로즈는 3번의 1점차 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했는데, 2승 모두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1-6으로 뒤지다가 8회초 3점을 따라붙었고, 9회초 문우람의 동점 2점 홈런, 유한준의 희생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막강 타선의 무서운 집중력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SK도 3승2패로 준수했다.
반면, LG는 5번의 1점차 승부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2~3게임을 잡았다면 초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LG는 또 5번의 연장전에서 1무4패로 고개를 떨궜다. 경기력 못지 않게 운도 따르지 않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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