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꽃'. 뭐니뭐니해도 역시 홈런이다.
타자의 벼락같은 스윙에 걸린 타구가 미사일처럼 야구장 하늘을 가로질러 관중석에 떨어질 때, 팬들은 열광한다. 뿐만 아니라 상대 투수의 기는 뚝떨어지고, 상대적으로 홈팀의 기운은 이 한 방의 홈런으로 크게 치솟을 수 있다. 경기 중 터지는 홈런에 담긴 의미는 실로 크다.
그런데 올해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는 이런 홈런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현 시점에서 KIA 팀 공격의 가장 부족한 면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 바로 홈런의 실종이다.
지난주까지 19경기를 치른 KIA는 21일부터 24일까지 달콤한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시즌 첫 휴식기를 보내기 전까지 KIA는 힘겨운 일정을 치렀다. 선수들의 부상과 믿었던 일부 선발 투수들의 부진, 고비 때 터지는 실책 등으로 승리보다 패배를 더 많이 경험했다.
결과는 8승11패, 승률은 4할2푼1리다. 좋은 성적이라 할 순 없다. 그러나 '형편없었다'고 하는 것도 맞지 않다. 전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가운데에서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이뤄낸 결과다. "4월을 승률 5할로 마치겠다"는 KIA 선동열 감독의 구상이 이뤄지려면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19경기를 치른 KIA는 투수력보다 공격력이 좀 더 안정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팀 공격의 측면에서 분명 보완점도 발견된다. 특히 홈런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점이 아쉽다. 이로 인해 공격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도 결정적인 파괴력이 부족한 면이 보인다.
올해 KIA 타선은 19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쳤다. 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다. KIA가 22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19경기를 치른 것을 감안하면 다른 팀에 비해 홈런이 크게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팀 타율은 5위(0.274)이면서도 팀 장타율은 8위(0.386)로 쳐진다. 장타율 9위인 한화(0.385)와 불과 1리 차이. 사실상 최하위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KIA는 마찬가지로 19경기를 치른 시점에 팀 홈런 15개를 기록했다. 이는 9개 구단 중 공동 3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팀 홈런 1, 2위인 넥센(19개)-두산(18개)과의 차이도 적었다. 하지만 올해는 팀 홈런 1위 넥센(23개)과 벌써 11개 차로 벌어져있다. 2위 NC(19개)와도 7개 차이. KIA의 장타력이 지난해에 비해 얼마나 줄었는 지 확연히 드러난다.
이같은 현상은 홈런을 쳐줘야 할 중심타선의 침묵에서 비롯됐다. 현재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이 4개의 홈런으로 팀내 1위를 기록 중이다. 그 뒤를 이범호(3개)와 나지완, 안치홍(이상 2개)이 따르는 상황. 포수 차일목이 1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사실 이 상황에서 이범호와 나지완이 홈런포를 좀 더 활발히 가동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올해 초반 타격감을 쉽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들어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오는 상황. 물론 홈런을 너무 의힉하다보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부작용이 생긴다. 하지만 워낙에 힘이 있는 선수들인만큼 타격 시 좀 더 정확한 임팩트를 만들 수만 있다면 홈런 숫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 결국 이는 팀 공격력과 득점력의 동반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 침묵하고 있는 KIA의 대포가 언제 터져주느냐에 순위 반등의 성패 여부가 달려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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