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드라마 데뷔작 MBC '황금무지개'에서 신인배우 최수임(25)이 갖게 된 이름, 김십원. 어느 유명한 작명가도 이렇게 개성 넘치는 이름은 짓지 못했을 것 같다. 만원부터 천원, 백원, 십원, 열원, 일원, 영원까지. 극 중 일곱 남매의 넷째 십원이는 최수임에게 이름만큼이나 오래도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한아름 안겼다. "이 드라마에서 제가 십원이를 연기하면서 어느 정도 값어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이 드라마는 '십원'보다 훨씬 많은, 아니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큰 의미를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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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원이는 약간의 허영기가 있지만 천성이 해맑아서 도무지 미워할 수가 없는 캐릭터다. "처음엔 십원이가 얄미워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푼수 같기도 하고 허당기도 좀 있는 아이니까요. 대본을 보면서도 십원이는 참 눈치가 없구나 생각했어요. (웃음) 그런데 그 허점 때문에 십원이가 더 매력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최수임표' 십원이를 연기하느냐에 집중했죠."
이란성 쌍둥이 남매 김열원(이지훈)과는 찰떡궁합 '혼성 듀오'다. 이들 남매는 복수극이 펼쳐지는 어두운 드라마에 숨통을 터주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지훈과는 초반부터 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친하게 지낸 덕분에 호흡이 척척 맞았다. 캐릭터만 보면 시트콤 못지않다. "지훈 오빠와 평소에 서로 투닥거리던 분위기가 촬영에서도 이어지니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일부러 웃기려 하지 않아도 흐름에 몸을 맞기면 된다는 걸 배웠죠. 진짜 쌍둥이처럼 '절친'이 됐어요. 제가 김우빈 씨와 멜로 연기하고 싶다고 말한 기사를 본 오빠가 '너 어떻게 나를 두고 그럴 수가 있냐'고 메시지를 보냈더라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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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임은 '황금무지개' 가족들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촬영장 막내라고 특별히 예뻐해준 스태프들, 한 살 차이인데도 진짜 친언니처럼 챙겨준 '백원이 언니' 유이, 헤어지는 게 너무나 서운했던 '만원이 오빠' 이재윤, 드라마에서 처음 만난 '아버지' 김상중. "아버지가 마지막 촬영하실 때 유이 언니랑 같이 가서 인사드렸어요. 촬영이 끝난 후엔 따로 만나서 식사도 했고요. 요즘에도 아버지께 가끔 안부 전화 드리고 있어요. 이 드라마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제일 첫 손에 '우리 가족'을 꼽고 싶어요.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연기자 데뷔 전, 최수임은 전도유망한 무용학도였다. 여섯 살 때부터 한국무용을 시작해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15년 동안 무용가를 꿈꿨다. 한눈을 판 적도, 무용을 잠시 쉰 적도 없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른 대학 생활, 힘에 부치는 실기 수업에 지치기 시작했다. 무용은 할 만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불현듯 다른 일을 하고 싶어졌다. 연기에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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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니면서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첫 번째 오디션에서 바로 합격했다. 연기를 배운 건 학교에서 무용 전공 과목 중 하나였던 연기 수업을 들은 게 전부인데 말이다. 영화 '써니'의 일진 여고생. 최수임이 처음 따낸 배역이다. 영화가 그렇게 성공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고 자신의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몰라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출연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후 영화관에서 '써니'를 본 지인들이 '혹시 너 맞냐?'고 깜짝 놀라 메시지를 보냈다. 최수임은 "나를 알아봤다는 게 마냥 신기하고 쑥스러웠다"고 했다. 그후엔 SBS '기적의 오디션'에 출연해 한국무용을 선보여 화제에 올랐다.
"연기자로서 이제 시작이니까요. 앞으로 찾아올 또 다른 기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해야죠. '황금무지개' 촬영할 때 안내상 선배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연기를 잘하고 싶다면 시장에 가서 그곳의 사람들을 보라'고, '거기에 모든 것이 다 있다'고요. 사람을 이해할 준비가 돼 있어야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배우는 감정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떤 삶을 사느냐가 연기에 반영되는 것 같아요. 저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언젠가 좋은 배우라는 말도 꼭 듣고 싶어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MBC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 에서 통통튀는 막내딸 캐릭터 '김십원' 역을 열연한 탤런트 최수임이 25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금무지개'를 통해 안방극장에 데뷔한 최수임은 욕심과 허영이 가득한 막내딸 역할을 잘 소화해내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