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문규현은 평소 말수도 적고 조용한 편이다. 성격도 순하다. 팀 내에서 선후배들의 신뢰를 고루 얻는 스타일. 나이(31세)도 중고참의 나이라 선수단내 선후배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살림꾼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런 문규현이 최근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야구에서 말이다. 공-수 모두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롯데는 26,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위닝시리즈를 거뒀는데, 이 중심에는 문규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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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돋보인 건 수비였다. 평소,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실한 수비로 인정을 받은 그였는데 SK전 2경기 수비는 보는 사람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26일 경기에서는 김성현이 친 빠른 타구가 얼굴쪽으로 날아들었다. 하지만 이 공을 침착하게 글러브로 막아냈다. 이 것만 해도 어려운 수비였는데, 곧바로 일어나 1루에 강력한 송구를 뿌려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강한 어깨가 있기에 가능한 수비였다. 27일 경기는 더욱 멋진 수비가 나왔다. 7회 나주환의 중견수 앞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 놀라운 토스로 1루 주자를 2루에서 포스아웃 시켰다. 3-1로 불안한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타구가 안타가 돼 1사 1, 2루가 된다면 경기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았다.
타격에서도 활약이 쏠쏠하다. 22경기를 치르며 63타수 18안타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중이다. 많은 안타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순간에 안타를 1개씩 터뜨린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컨택트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어차피 장타자 스타일이 아니기에 공에 맞히는데 집중을 해 꼭 출루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좋은 타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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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현은 지난해 신인 후배 신본기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주는 아픔을 겪었다. 오랜 무명 생활을 마치고 2년간 롯데의 주전 유격수로 뛰며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듯 했지만, 지난해 정체기에 힘들어했다. 보통 어렵게 기회를 잡았던 선수들이 그 기회를 놓치고 말면, 상실감으로 인해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규현은 낙심하지 않았다. 올시즌 후 결혼식을 올릴 예비 신부를 위해 힘을 냈다. 문규현은 "일반인 여자친구라 자신이 공개되는 것을 꺼려한다"고 말하면서 "예비 신부를 위해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시즌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런 문규현이 올시즌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하나 세웠다. "내겐 너무 큰 꿈일 수 있다"며 부끄러워 한다. 어렵게 얘기를 꺼냈다. 문규현은 "올해는 꼭 당당하게 올스타전에 출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규현은 "2012년 올스타전에 이미 나갔었다. 그 때 팀 성적이 좋아 나도 출전의 영광을 얻었다"면서 "그 때 개인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 안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다. 나도 큰 무대에서 정말 즐기고 싶었는데 주변 시전에 위축되고 부끄러운 것도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올스타에 뽑힐 만한 성적을 기록해 당당하게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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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활약만 이어간다면 문규현이 올스타에 뽑힌다고 해도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 그만큼 좋은 활약이다. 과연 문규현은 올 여름 예비신부에게 멋진 올스타 유니폼을 선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