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히트를 노릴 때 가장 관건이 되는 안타는 3루타다. 3루타는 홈런보다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시즌 기록만 봐도 28일 현재 전체 홈런수는 183개나 되는 반면, 3루타는 47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일단 3루타를 쳐놓으면 사이클링 히트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카드를 확보한 셈이 된다. 3루타의 매력은 전력질주하는 타자주자가 1루와 2루를 돌 때 내뿜는 스피드와 역동성에 있다. 또 3루에서 태그를 놓고 접전을 벌인 끝에 세이프가 됐을 때의 통쾌감도 있다.
이런 매력을 지닌 3루타가 올시즌 급증했다. 올시즌 3루타는 99경기에서 47개가 나왔다. 경기당 0.47개가 터진 꼴이다. 지난해 비슷한 시점인 100경기에서 터진 3루타는 총 32개로 경기당 0.32개였다. 지난해보다 48.4%나 증가했다. 특히 한화 이글스의 증가세가 돋보인다. 한화는 지난해 21경기에서 1개 밖에 치지 못했는데, 올해는 같은 경기수에서 벌써 8개나 기록했다. 9개팀 가운데 9개를 친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3루타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기동력을 갖춘 타자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FA 계약을 통해 둥지를 튼 정근우와 이용규가 각각 3개의 3루타를 기록중이다. 그만큼 한화 타자들의 기동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김응용 감독이 기대했던 바이기도 하다.
한화는 지난해초 대전구장 규모를 확장했다. 외야 펜스를 뒤로 밀었다. 2012년말 부임한 김응용 감독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가 이전 97m, 114m에서 각각 100m, 122m로 멀어졌다. 당연히 좌우중간 공간도 이전보다 눈에 띄게 넓어졌다. 지난해 시즌초 확장된 대전구장을 처음 방문한 선수와 감독들은 펜스를 바라보며 "까마득하게 보인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해 대전구장 확장 효과를 보지 못했다. 투타에 걸쳐 최약체의 전력이었으니, 야구장 확장 효과보다는 폐해가 더 컸다. 팀홈런이 급격하게 줄었고, 투수들은 2,3루타를 자주 허용했으며, 외야수들의 실책과 서투른 플레이가 자주 경기를 그르치곤 했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지난 겨울 펜스를 다시 앞으로 당기는 문제를 놓고 잠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시즌 한화는 대전구장 확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기동력을 갖춘 타자들을 영입한 덕분이다. 대전구장에서 한화 타자들은 4개의 3루타를 기록했고, 그 중 이용규가 2개, 정근우가 1개를 각각 때렸다. 3루타가 나오면 득점 확률도 높아진다. 무사나 1사일 경우 내야 땅볼이나 외야 플라이로 손쉽게 득점을 올릴 수 있다. 한화의 경기당 득점이 지난해 2.81점에서 올해 4.67점으로 크게 오른 원동력중 하나가 바로 3루타의 증가다.
한화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는 아직 3루타를 신고하지 못했지만, 발이 빠르고 적극적인 주루가 돋보이는 선수다. 피에가 3루타 경연에 본격 합류한다면, 한화의 득점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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