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깔끔한 마운드 운용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7대1로 승리하며 기분좋게 4월 마무리를 했다. 13승11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5월을 맞이하게 됐다.
두산 송일수 감독의 과감한 결정이 만든 승리였다. 두산은 이날 선발로 홍상삼을 내세웠다. 선발 전환 후 두 번째 경기. 지난 등판에서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지만 패전의 멍에를 써야했던 홍상삼은 이날도 경기 초반 안정적인 투구로 넥센 타선을 이겨냈다.
문제는 투구수가 늘어난 5회였다. 선두 서건창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또다시 윤석민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등장한 박병호에게는 볼넷. 1사 만루의 위기였다. 그렇다고 덕아웃에서 홍상삼을 쉽게 뺄 수도 없었다. 두산은 3회 터진 민병헌의 스리런포로 3-0으로 앞서고 있었다. 5회만 넘기면 홍상삼은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감독들이 가장 고민을 하는 상황이다. 선수의 사기를 위해 마운드에 그대로 두느냐, 아니면 팀 승리를 위해 과감한 교체를 하느냐는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다.
송 감독의 선택은 교체였다. 아직 선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아 투구수가 쌓여가며 구위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홍상삼은 원래 제구가 뛰어난 투수가 아니다. 힘이 빠진 상황에서 큰 위기를 맞았을 때, 제구가 더 흔들릴 가능성이 높았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윤명준이 올라와 강정호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지만, 김민성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3-1 리드를 지켰다. 상승세인 넥센의 팀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1점 이상의 점수를 내줬다면 경기 후반 양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최소한의 실점으로 막아내자 다시 분위기가 두산쪽으로 넘어왔다.
안정을 찾은 두산은 6회 1점, 7회 3점을 추가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윤명준에 이어 8회 정재훈, 9회 허준혁, 마무리 이용찬까지 투입해 승리를 지켰다.
반대로 넥센은 불의의 홈런을 맞았지만 5회까지 호투하던 선발 하영민을 6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는데, 하영민이 김현수와 칸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이후 마정길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위기를 헤쳐나간 후 얻은 1점의 무게감은 매우 커보였다.
송 감독은 경기 후 "홍상삼이 잘 던졌지만 위기라고 생각해 교체했다. 이 교체의 효과가 커 승리로 연결될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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