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홈런타자 어제 미안했다. 요즘 컨디션도 좋아 보이는데…."
NC 김경문 감독이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한 선수에게 건넨 말이다. 이 말을 들은 타자는 올시즌 홈런이 1개도 없는 포수 허 준이었다. 전날 경기에서 교체 포수로 투입돼 9회 첫 타석에 들어서려던 허 준을 대타로 교체한 게 내심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올시즌 NC 다이노스의 선전을 정확히 설명해줄 수 있는 장면이다. 김 감독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출전기회가 많은 건 아니지만, 묵묵히 노력하는 백업선수들에 대한 애틋함을 갖고 있다. 그리고 가끔은 직접 표현한다. 냉철해 보였던 사령탑에게 따뜻한 격려를 받는 선수들은 힘이 날 수밖에 없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시즌 NC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주전 한 명이 빠져도 그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해 도루왕인 리드오프 김종호가 가벼운 어깨 부상으로 빠졌지만, 고졸 3년차 유망주 내야수 박민우와 FA 이종욱의 테이블세터가 굳건하다. 세 명 중 누가 없어도 빈 자리는 눈에 띄지 않는다.
또한 김종호의 수비 위치인 좌익수에는 지난해 주전 외야수로 뛰었던 권희동이 나선다. 신인 최다 홈런(15개)을 때려냈지만, 올시즌엔 주전에서 벤치멤버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마치 주전으로 계속 뛴 것 마냥 잘 하고 있다. 주전으로 나가기 시작한 지난달 30일 LG전부터 7일 넥센전까지 7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지난해 주전 2루수였던 지석훈도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아졌지만, 투입되기만 하면 맹활약이다. 6일과 7일 넥센전에서 주전 3루수로 나서 2타점, 3타점씩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9연전 일정으로 주전들에게 체력 안배가 필요하자 지석훈이 투입됐는데, 이 역시 '신의 한 수'가 됐다.
김 감독은 과거 두산 사령탑 시절 수많은 유망주들을 발굴해내며 '화수분 야구'라는 말을 들었다. 2군에서 올라온 젊은 선수들이 매서운 기세로 1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끊임없는 견제세력의 발굴로 1군에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당시 두산은 '든 자리'가 '난 자리'보다 더 티가 났다. 세대교체라는 화두를 육성으로 돌파했다. NC에선 이와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현재 '난 자리'를 느끼기 힘든 건 사실이다.
김 감독은 'NC표 화수분 야구'를 펼치고 있다. 신생팀이라는 특성에 걸맞게 선수를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기존 팀에는 주축들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지만, 신생팀은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 이에 나성범 권희동 등 입단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기회를 준 신인들도 있었고, 김종호 모창민 김태군 등 기존 팀에서 기회가 충분하지 못했던 이들을 주전으로 발돋움시키기도 했다.
2군에서 올라온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2012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뽑은 '이영민 타격상' 출신 내야 유망주 박민우는 3년차인 올해 주전 기회를 잡았다. 김 감독은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데 새로운 선수 1명은 키워야 하지 않겠냐"며 박민우를 주전 2루수로 발탁했다.
이제 1군 진입 2년차지만, 벌써부터 과거의 '화수분 야구'를 재현하는 모양새다. 많은 선수들이 이러한 김 감독의 특성을 알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노력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NC의 한 선수는 단적인 예로 스프링캠프 때 밤마다 펼쳐지는 장면을 소개했다.
"스프링캠프 때 보면, 숙소에서 밤늦게 까지 방망이를 돌리는 선수들이 많아요. 다들 감독님이 잠깐씩이라도 테라스에 나와 전부 지켜본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감독님 방에서 잘 보이는 곳 자리싸움도 치열해요. 그게 우리 팀의 힘 아닐까요."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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