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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놀랐다. 이제까지 이런 선수를 몰랐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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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팀축구는 처음이기에 어려움도 있었다. 자기 혼자만의 플레이를 하는 경향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단다. "지적한 것은 금세 고치더라"는 나 감독은 "팀에도 빠르게 녹아들었다. 무엇보다도 인성이 뛰어났다. 긍정적이고 선후배들에게 너무 잘했다. 10년 이상 홀로 볼을 찼던 손흥민이 팀축구에 빨리 녹아든 것은 그 인성 덕택일거다"라고 말했다. 축구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다. 어디를 가든 축구만 생각했다. 나 감독은 "24시간 내내 축구만 생각하는 아이였다. 휴가를 보내도 가지 않고 운동장에서 개인 훈련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에 가도 춘천 공지천에서 아버지와 볼을 찼다. 그런 선수는 처음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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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송 강사가 더욱 주목했던 것은 '빳따'였다. "축구인들이 쓰는 표현으로 '빳따'는 슈팅할 때의 모습을 말한다. 다리가 긴데다가 임팩트와 슈팅 타이밍이 남달랐다. 피지컬 능력은 다소 모자랐지만 잘만 키우면 1~2년 후에는 재목이 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손흥민은 2008년 9월 대한축구협회의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 6기생으로 함부르크로 향했다. 송 강사 등이 추천했다. 독일에서 손흥민은 크게 성장했다. 경기력과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성장세가 남달랐다. 꾸준히 이광종호에도 들어왔다. 올 때마다 성장세가 보였다.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청소년(17세 이하)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3대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1골을 넣었다. 하지만 2차전 이탈리아전에서는 1대2로 패했다. 슈팅수에서 17-13으로 압도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찬스를 놓쳤다. 손흥민이 특히 실수를 많이 했다. 손흥민은 당시 팀의 수장 이광종 감독에게 심하게 꾸지람을 들었다. 함께 공격에 나섰던 이종호(전남)도 함께였다. 둘은 모두 의기소침해졌다. 이 때 어린 두 소년의 마음을 어루만진 것이 바로 송 강사의 편지였다. 송 강사는 편지에서 '기죽지 말자. 이제까지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땀을 믿고 다시 한 번 나서자'고 했다. 송 강사는 "어린 소년들이었다. 감독님이 나무라면 수석코치였던 내가 보듬어주는 역할을 해야만 했다"며 편지를 쓴 이유를 밝혔다.
의외의 반응이 왔다. 손흥민과 이종호는 그날 밤 답장을 들고 왔다. "멋쩍게 들어오더니 '선생님, 여기요'하고 편지를 주고 나가더라. 편지에는 '제 마음을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썼더라. 그걸 보면서 '아직 감성이 풍부한 소년들이구나'고 느꼈다"고 했다. 답장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이어 열린 알제리와의 3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과 이종호가 연속골을 넣었다.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8강까지 오르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 때의 활약으로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정식 계약을 했다. 편지 한장의 힘은 놀라웠다.
너의 능력을 믿어라
나 감독이나 송 강사 모두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특별히 해줄 말은 없다고 했다. 그저 이제까지 해오던대로만 하면 된다고 했다. 나 감독은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분명 잘해낼 것이다"고 격려했다.
송 강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믿었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주문했다. "분명 손흥민은 한국의 다른 공격수와는 다르다. 일대일이 되고 슈팅 능력도 뛰어나다. 월드컵에서는 과감하게 돌파해라. 독일에서와 마찬가지로 너의 능력은 좋다.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해라. 누구도 널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