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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달랐다. 첫째 딸은 정성이 이노션 고문으로, 정 고문의 남편은 선두훈 영훈의료재단(대전선병원) 이사장이다. 정 회장은 첫째 사위인 선 이사장이 현대차그룹 경영에 참여할 상황이 안 되자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을 설립할 때 정 고문이 지분을 40%나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했고, 아울러 고문으로 일을 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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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딸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로, 배우자는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이다. 신 사장은 1995년 현대모비스에서 입사해 정 전무를 만나 결혼했다. 그 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2005년에 현대하이스코 사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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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 회장의 세 딸은 직·간접적으로 현대차그룹 경영에 참여해 왔다. 이런 행보는 범 현대가 전통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임을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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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를 끼웠다. 지난 4월 정 부회장이 이노션 지분 40%를 모건스탠리PE와 스탠다드차타드(SC)에 4000억원을 받고 매각키로 한 것. 이노션은 정 회장이 20%, 정 부회장과 정 고문이 각각 40%씩 보유하고 있었는데, 정 회장이 지분을 정몽구재단에 출연한 데 이어 정 부회장도 지분을 매각키로 했다. 이로써 총수 일가 중 이노션 지분을 갖고 있는 인물은 정 고문밖에 없다. 이노션의 한 관계자는 "정성이 고문이 거의 매일 출근하면서 경영을 챙기고 있어 내부에서는 (정 고문이) 이노션을 가져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금융계열사 놓고 처남(정의선)-매형(정태영) 충돌?
현대차그룹 계열분리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금융계열사의 향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HMC투자증권, 현대라이프 등의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할부, 카드, 보험, 생명보험을 모두 아우르고 있어 삼성그룹 못지않은 라인업을 형성하고 있다. 금융계열사의 경우 정태영 사장이 현대카드를 맡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고, HMC투자증권(옛 신흥증권), 현대라이프(옛 녹십자생명) 등을 인수·합병(M&A)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이유로 금융계열사를 정명이·정태영 부부가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정의선 부회장이 금융 부문에도 관심이 많아 매형인 정태영 사장에게 금융계열사를 양보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할부 사업을 해야 하기에 그룹에서 분리하기 어렵다"면서 "이는 정태영 사장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HMC투자증권이나 현대라이프 인수에 (정태영 사장이) 큰 공을 세운 것은 맞지만 이들 기업은 정 사장이 현재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어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대체로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정도를 품에 안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의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태영 사장은 그룹내 견제세력이 많아 그의 뜻대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정명이·정태영 부부가 정 회장에게 금융계열사를 달라고 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무성하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도 "정태영 사장은 (금융계열사 성장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면서 "범 현대가의 금융 부문의 수장이 되는 것이 그의 꿈"이라고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오랜 기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정태영 사장이 금융계열사를 놓고 처남인 정의선 부회장과 한바탕 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조완제기자 jwj@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