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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은 이재원을 재발견한 시즌이다. 이재원은 그동안 오른손 대타요원의 이미지가 강했다. 본인 스스로도 "국내 왼손투수 공은 내가 다 안다"고 말할 정도로 '스페셜리스트' 성격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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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재능을 뽐내고 있던 이재원에게도 꿈이 있었다. 이재원은 지난달 외야수와 포수를 겸업하는 넥센의 외국인선수 로티노를 보면서 "나도 로티노처럼 포수로도 나가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데 그 꿈이 이뤄졌다. 그것도 땜질용 포수가 아닌, 주전 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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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은 4타수 1안타로 다소 주춤하는 듯 했다. 매일 같이 안타를 날리던 그였기에 1안타는 다소 적어보였다. 하지만 포수에겐 수비 부담이 있다. 이재원은 부담 속에서도 타격감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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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은 포수를 보고 나서 "더 신이 난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명타자나 대타요원들은 수비에 나가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수비에 나가면 타격감을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재원 역시 수비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그래도 이재원은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포수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매일 한 바가지씩 흘린다"며 손사래를 쳐도 포수로서 가능성은 있었다. 마침 타격감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 포수로 나가기 시작하자, 시너지 효과가 나기 시작했다.
이재원은 "포수로 선발출전한 첫 날, (정)근우형 도루 때 거의 아웃타이밍으로 던진 적이 있다. 그때 송구의 감을 잡았다. 김태형 코치님께선 '니가 지금 감이 없는 게 아니다. 하던대로만 해라'고만 말씀해주셨다. 원래 어깨는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감을 잡으면서 정확도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물오른 타격감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이재원은 "타석에서 차이는 크게 없다. 아주 약간 공이 잘 보이는 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수비로 인해 힘이 든다"며 웃었다.
어쨌든 이재원은 요즘 한참 신이 났다. 무거운 포수 장비를 차고 땀을 흘리면서도 "재미있다"며 싱글벙글이다. 이만수 감독은 "그동안 포수로서 자기 모습을 못 찾았는데 이제 자신감을 완전히 찾았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흐뭇해했다.
이재원은 22일 NC전에서도 '미친' 타격감을 이어갔다. 선취점에 이어 역전 점수까지 그의 손에서 나왔다. 1회초 2사 2루서 깔끔한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올리더니, 1-1 동점이던 8회엔 2사 1,3루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SK는 이재원의 맹활약 속에 연장 10회 임 훈의 결승타로 3대2로 승리했다. 이재원이 만든 2타점이 승리의 발판이었다. SK 반등의 희망은 그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