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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튼-필-어센시오, KIA 외인운용 딜레마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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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무사 KIA 필이 NC 이민호의 투구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김종국 3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는 필.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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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6이닝 이상은 버텨줄 수 있는 선발투수와 3할 타율을 보장하는 중심타자, 그리고 성공률이 꽤 높은 마무리 투수. 하지만 세 명 중 쓸 수 있는 카드는 두 가지 뿐이다. 과연 어떤 선택이 가장 적합할 것인가. '정답'이 딱히 없는 문제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는 올시즌 정기적으로 이 어려운 질문에 답해야 한다. KIA의 딜레마다.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2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홀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5.22/
올해 KIA는 외국인 구성을 선발 1명과 타자 1명 그리고 마무리 투수 1명으로 구성했다. 다른 8개 팀은 투수 2명을 모두 선발로 채웠다. 그래서 고민할 거리도 없다. 선발과 타자를 똑같이 내보내면 된다. 하지만 KIA는 다르다. 선발 데니스 홀튼이 나오는 날이면, 타자 브렛 필과 마무리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 중 한 명을 선택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외국인 선수 엔트리 3명 중에서 한 경기에 모두 쓸 수 있는 선수는 2명 뿐이다.

필이냐, 어센시오냐. 어떤 선택이든 다 장단점이 있다. 선수 기용법에는 그날의 경기를 어떤 스타일로 이끌어갈 지에 대한 감독의 철학이 담겨 있다. 상대 팀과의 전력 비교 요소도 선수 기용에 크게 작용한다. 필을 홀튼과 동시에 선발로 투입한다는 건 그날 경기를 보다 공격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반대로 필을 빼고, 어센시오가 들어가 자리를 예비해두는 건 어느 정도 수세의 입장에서 세밀한 경기 운용을 하겠다는 뜻이다.

NC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1,2루에 등판한 KIA 어센시오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5/
선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무조건 홀튼이 나오면 필을 선발 제외했다. 하지만 필이 갈수록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주자 4월 1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 처음으로 '홀튼+필' 선발 조합을 썼다. 이후 홀튼 선발 경기에 필이 주전으로 나온 것은 28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까지 세 차례 더 나왔다.

홀튼과 필의 선발 조합. 이제까지 총 4번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효과가 좋지 않다. 필은 4경기에서 2할5푼(16타수 4안타)에 4타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팀 승률이 안좋다. 1승3패다. 5월 10일 대전 한화전에서만 11대5로 이겼고, 4월16일 한화전(6대8 패)과 16일 광주 삼성전(3대4 패), 28일 광주 두산전(6대10 패)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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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8일 두산전은 '홀튼+필' 선발 조합이 어떤 식으로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3연승의 상승세를 타던 KIA는 6회까지 6-1로 앞서나가면서 4연승의 기대감을 높였다. '예측하기 어려운 경기 후반을 대비해 전력을 아끼느니, 초반에 좀 더 확실하게 승기를 잡겠다'는 선 감독의 의지는 '홀튼+필' 선발 조합에 드러났다. 적어도 6회까지는 이런 계산이 맞았다.

그런데 선 감독은 경기 후반 불펜의 전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실패했다. KIA 불펜은 3이닝 동안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건 예상치를 넘어서는 '사고'다. KIA 불펜이 약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보통 이 정도 리드는 충분히 지킬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 미달의 기량이 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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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야구가 늘 계산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사고'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 진짜 강한 팀은 그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까지도 대비해야 한다. 이날 공격력 강화를 위해 투입한 필은 5타수 1안타를 쳤다. 타점과 득점은 없었다. 필은 지난 주말 울산 롯데 전때 옆구리 근육통이 생기는 바람에 컨디션이 떨어진 상황이다. 또 그나마 필승조라고 할 수 있는 김태영과 심동섭도 최근 자주 안타와 실점을 허용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필보다는 어센시오의 마무리 능력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연승을 만드는 데 좀 더 높은 확률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KIA는 '홀튼+필' 그리고 '홀튼+어센시오'의 조합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 '정답'은 없다. 매번 팀 상황에 맞는 최적의 수를 찾아야 한다. 두산전에서는 실패했다. 하지만 앞으로 KIA가 도약하려면 이 실패를 잊으면 안된다. 뼈아픈 자기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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