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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이날 감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전산시스템 교체를 위한 사업자 선정 일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 중이어서 우선 결과를 보자는 얘기다. 금감원은 사태 심각성을 감안, 일정을 당겨 오는 5일까지 검사 결과를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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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체제에서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전환(종전 결정) 절차만 다소 늦춰지는 모양새다. 금감원의 특별검사 결과에 따라 양측의 반응이 상이할 수 있지만 이후에도 이사회 내홍은 불가피하다. 파문이 확산되면서 국민은행 수뇌부의 문제해결, 경영능력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금융 소비자단체는 은행-지주사 수뇌부를 검찰에 고발했고, 국민은행 노조는 문제 당사자들의 집단 사태를 종용하고 있다. 도쿄지점 불법대출, 각종 금융사고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악재로 국민들은 "또 국민은행…"이라며 혀를 차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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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교체건의 본질은 서로를 믿지 못해서다. 금융소비자단체가 검찰에 국민은행 수뇌부를 대거 검찰에 고발한 이유는 2000억원대에 달하는 전산시스템 교체에 따른 리베이트 등 이권 개입 가능성 때문이다. 금감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정병기 감사, 사외이사 전원에 대한 계좌 자금 흐름까지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리베이트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워낙 덩치가 큰 사안이라 돈을 받았다면 금방 소문이 날 수 있다. 일부 사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두고 무턱대고 로비나 리베이트로 몰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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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양측 모두 '뭔가 꿍꿍이가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연이은 악재, 조직 피로도 누적
국민은행은 비자금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에는 언론 매체에 또 다른 횡령 의심 사고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전말은 이렇다. 전 국민은행 창구 여직원 A씨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B씨와 부부 사이다. B씨는 C씨와 동업을 하고 있었는데 C씨 명의의 통장을 A씨의 도움을 받아 2009년 개설했다. A씨는 2010년 명예퇴직했고, 2012년 국민은행은 실명제 위반으로 A씨를 징계했다. 그런데 C씨는 B씨의 횡령 의혹이 있다며 2년전 민원을 제기했고 지난 4월 다시 한번 문제 삼았다. 통장 입출금 내역을 조사한 결과 B씨의 횡령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다만, C씨가 재차 민원을 넣으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던 것.
어쨌거나 A씨의 퇴사 후 실명제 위반이 드러났기에 이 역시 국민은행의 허술한 내부 감사시스템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일이 터진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직원은 "일이 날 때마다 주위에서 오히려 걱정을 해준다. 이러다 은행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타 은행 관계자는 "내부 진통은 있을 수 있지만 이사회 결정사안을 뒤집고 이것이 외부에까지 알려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내부 알력 봉합은 쉬워도 외부로 드러난 만큼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은행 내홍은 정도가 심해 최악의 경우 법정공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