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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현대차, 현대제철, 현대로템 사업장(공장)을 전국 곳곳에 두고 있다. 그런데 산업재해가 가장 많은 곳이 자동차, 중공업, 철강, 건설업종으로 현대차그룹은 이들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다른 그룹보다 상대적으로 산재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산재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고, 2위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이 차지했다<표 참조>. 모두 현대차그룹 주력사의 사업장인 것. 현대차그룹 측은 "자동차산업 특성상 반복되는 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이 산재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이렇게 숫자가 높다"면서 "사업장에 근로자수가 많은 것도 한 이유"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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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서도 이런 산재 발생은 그치지 않았다. 지난 1월 20일에도 역시 안전사고로 1명이 사망한 것. 이와 관련, 현대제철이 소속된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지난 1월 24일 집회를 갖고 "고용노동부의 직무유기요,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세우려는 현대제철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 회장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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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직업성 암' 등 산재 해결은 경영권 승계의 관문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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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삼성그룹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산재가 많은 업종이 주력이라서 이런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게다가 노조가 없는 삼성그룹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강성노조가 있다. 현대차도 삼성의 백혈병처럼 '직업성 암'과 같은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직업성 암은 근로자가 생산 현장의 유해 요인에 노출돼 발생하거나 진행이 촉진된 암의 일종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백혈병·폐암·갑상선암·담관암·직장암 등에 시달리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노조 측은 피해 노동자들이 완성차 공장에서 20~30년간 일을 하며 교대제와 야간근무에 따른 만성피로, 열악한 작업환경, 각종 발암 독성물질로 인해 직업성 암을 얻게 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의 중견간부는 "삼성그룹이 백혈병 산재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는 데, 우리(현대차그룹)는 자동차·철강·건설 등 산재가 많이 나는 업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경영권을 승계할 때 이 문제를 어떻게 잘 처리하느냐가 그룹 리스크 관리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도 "산재나 재해사고는 삼성 뿐만 아니라 현대차에서도 후계 승계의 큰 관문이 되지 싶다"면서 "삼성이 백혈병을 처리하면서 한국 사회와 소통을 시도한 것처럼 현대차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적인 승계는 자금 등으로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임직원들로부터 진정한 최고경영자(CEO)로 인정받고, 한국 사회에서 꼭 넘어야 할 '국민정서법'의 승인을 받아 승계를 확정짓는데 있어 최대 장애물은 바로 산재라는 것이 현대차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인 셈이다.
조완제기자 jwj@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