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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박명환이 4년만에 1군 마운드로 돌아왔다. 4일 창원 넥센전에서 20-3으로 앞선 9회초 팀의 네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LG에서 뛰던 2010년 7월 10일 잠실 두산전 이후 1425일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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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직구와 슬라이더만을 구사했다. 짧은 이닝을 던지는 불펜투수라면 투피치도 나쁘지 않다. 아직 100%가 아니기에 두 가지 구종만 적극적으로 테스트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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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더는 명불허전이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구사했는데 우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공은 일품이었다. 1사 1,2루에서 4구만에 박헌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공이 바로 슬라이더였다. 자신의 전성기를 이끈 그 공으로 한국프로야구 역대 5번째로 통산 1400탈삼진을 기록했다.
박명환은 다시 결정구 슬라이더를 꺼냈다. 하지만 박병호는 존을 벗어나 낮게 떨어지는 공에 속지 않았다. 배트를 빠르게 멈췄다. 6구째, 박명환이 이를 악물고 빠른 공을 던졌다. 145㎞짜리 몸쪽 꽉 찬 공.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볼로 선언되긴 했지만, 직구 컨트롤 역시 감을 잡은 모습이었다.
17점차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뿐이지만, 박명환에겐 남다른 1이닝이었다. 박명환은 온몸에 젖은 땀이 얼굴을 가려 마치 눈물을 훔치듯,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렸다.
경기 후 포수 김태군에게 박명환의 공에 대해 물었다. 김태군은 LG 시절 박명환의 공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 김태군은 "아직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대만 스프링캠프 때 받은 공보다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대해 묻자 그는 "오늘 직구는 투심성으로 갔다. 슬라이더는 진짜 여전히 좋다. 명불허전이었다"고 답했다. 직구 구속이 예전 같지 않은 만큼, 볼끝에 미세한 변화가 있는 투심패스트볼을 선택한 것이다. 박명환에게 좋은 돌파구가 될 수 있었다.
박명환의 전매특허인 슬라이더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었다. 전성기 때 보여준 140㎞대 고속 슬라이더는 아니지만, 회전이 살아있었다. 낙폭도 자유자재였다. 박헌도를 삼진으로 잡아낸 공은 떨어지는 폭이 컸고, 박병호에게 던진 공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빠르고 낮게 떨어졌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