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코트디부아르의 축구스타인 디디에 드로그바를 내세운 브라질 월드컵 이미지 광고를 TV에 냈다. 드로그바가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조국의 내전 종식을 무릎 꿇고 염원해 내전이 멈춘 사실을 모티브로 했다. 내용은 좋았지만 시기가 문제였다. 세월호 참사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 명이 여전히 차가운 바다 속에서 돌아오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했다는 일부 지적이 나왔다. 기업 이미지를 신경 써야 하는 현대기아차는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으로 하여금 부랴부랴 해당 CF를 내렸다.
Advertisement
헌데 거리응원의 원조인 대표팀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 악마'는 대조적이다. 붉은 악마는 같은 시간 광화문 광장에서 단체응원을 한다. 여느 때와 달리 시끌벅적하지 않고 절제된 응원을 펼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향한 조의와 실종자들을 위한 배려 때문이다. 붉은 악마는 지난달 28일 튀니지와의 대표팀 평가전에서 16분간 침묵 응원을 하기도 했다. 강북은 차분하고 강남은 떠들썩하게 됐다.
Advertisement
지난해 6월 현대기아차와 붉은 악마는 브라질 월드컵을 1년 앞두고 공동응원 슬로건을 공모해 결정했다. '즐겨라, 대한민국.'
Advertisement
붉은 악마의 항의에 뒤늦게 조정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를 의식해 슬로건 변경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붉은 악마와 다소 오해가 생겼지만 성실히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단체 응원을 놓고도 현대기아차와 붉은 악마는 엇갈렸다. 자신들의 브랜드 노출을 원했던 현대기아차가 해운대구청에 먼저 접근했지만 양측의 협상이 결렬돼 현대기아차는 손을 뗐다. 순수 응원목적을 내세운 붉은 악마가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단체 응원이 가능하게 됐다. 현대기아차의 욕심 때문에 자칫 부산 시민들의 큰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무산될 뻔 했다.
월드컵 기간 중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의 노출은 극히 제한되기 때문에 각종 행사에서 현대기아차의 입김은 막강하다. 현대차는 코카콜라, 아디다스, 에미레이트 항공, 비자카드, 소니와 함께 FIFA공식 파트너(최고 레벨)다. 4년마다 월드컵 때마다 권한을 갖는 FIFA월드컵 스폰서도 맥도날드,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기업 8개사가 있지만 국내 기업은 없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