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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라면 명가(家)인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이 3027억원으로 전년의 3258억원보다 7.1% 하락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2년 76억원에서 2013년 102억원으로 뛰어 올랐다. 1등 공신은 불닭볶음면으로, 지난 2012년 4월에 출시돼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3월 월 매출이 70억원을 돌파했다. 야심차게 뛰어들었던 외식업 등에서 큰 재미를 못 봤던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52)은 오랜만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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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의제기 전 사전에 밟아야하는 절차로 이미 과징금을 납부한 삼양식품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한 관계자는 "부당지원이 결코 아니다"며 "통행세라는 표현도 납득할 수 없다. 정상적인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의제기와 관련, "공정위가 지난 6월 3일 이를 수용한 재결의서를 채택했다"며 "행정소송에 들어가 법적 절차를 곧 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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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가 법정에서 다시 다뤄질 경우 최종적으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삼양식품의 속내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과징금 액수와 관련지어 풀이를 하는 시각도 있다. 어쨌건 삼양식품의 독특한(?) 지배구조와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놓고 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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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문제가 된 내츄럴삼양은 전인장 회장 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90.1%를 보유한 곳이다. 전 회장의 부인인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 42.2%, 전 회장 21.0%, 자회사인 비글스 26.9%, 자기주식 9.9%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비글스도 한 식구다. 지난 2007년 1월에 과실 및 채소 도매업을 업종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전 회장의 아들인 전병우씨(20)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내츄럴삼양도 삼양식품 지분 33.26%를 갖고 있는 1대 주주로 삼양식품그룹 지배구조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그룹은 비글스-내츄럴삼양-삼양식품-기타 계열사로 이뤄지는 수직 지배구조를 통해 경영권을 오너 일가로 집중해 놓고 있다. 특히 병우씨가 열세 살이던 200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비글스는 2008년까지만 해도 내츄럴삼양의 지분이 없었다. 그러나 2009년 2만2500주(26.8%)를 인수하며 일약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는 이 비글스가 삼양식품그룹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자리 잡고 있어 향후 3세 경영권 승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비글스 사무실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오피스텔에 있다. 20평도 안되는 이 회사가 삼양식품을 지배하고 있는 셈인데, 비글스의 매출 규모도 베일 속이다. 창립 목표는 농산물 도소매업, 수출입업, 경영컨설팅 및 기업 투자관리업과 해외기술알선-보급 및 이를 추진하기 위한 해외투자업 등인데, 그동안 눈에 띄는 활동은 없었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 측은 "여러 사업을 하려했으나 잘 안됐다"며 "더 이상은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전 회장의 부친인 전 명예회장이 과거 서울 남대문에서 5원짜리 '꿀꿀이죽'을 사먹으려고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라면을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서민들의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 라면을 만들었던 창립 당시 창업주의 경영이념이 경영권 승계라는 또 다른 목표 속에서 자칫 왜곡되는 것이 아닐지, 이후 삼양식품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