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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켓인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보다 연봉이 적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미국 마이너리그보다는 더 낫다. 살 집을 따로 구해주는 것은 물론 개인 매니저 역할까지 하는 통역을 따로 붙여준다. 또 원정 경기에 나섰을 때도 꼬박꼬박 독방을 배정하는 등 처우가 좋다. 무엇보다 다소 배타적인 일본과는 달리 동료들과 겉도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한국 선수들이 기꺼이 마음을 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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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해까지 KIA에서 뛰었고 지난달 중순 넥센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KIA에서 2년간 18승17패를 거뒀던 소사는 기복 있는 투구 때문에 재계약에 실패하고 마이너리그로 복귀했다가 지난달 중순 넥센의 부름을 받고 한국땅을 다시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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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이 고심 끝에 찾은 소사의 부진 원인은 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싱커, 서클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에 있었다. 특히 소사가 마이너리그에서 큰 재미를 봤다는 투심 패스트볼은 스피드가 떨어지는 대신 공 끝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제구력만 뒷받침 된다면 상당히 효과적인 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사는 KIA에서도 손쉽게 150㎞대를 넘는 직구가 가장 큰 장점이었지 커맨드가 좋은 투수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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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염 감독은 칼을 꺼내들었다. 지난 22일 목동 KIA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비록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투심을 계속 고집할 경우 내년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이강철 수석코치를 통해 전달한 것. 소사를 데려올 때부터 "향후에도 국내 선수처럼 장기적으로 계약하고 활용할 선수"라고 강조했던 염 감독으로선 일종의 '벼랑끝 전술'인 셈이었다. 자칫 소사가 태업이라도 할 경우 투수 운용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사실 그런 주문이 효과적일지 나도 100% 확신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평소에도 투수코치의 지도를 잘 이행하는 소사의 태도를 믿었고, 좋은 결과로 나타나 다행"이라며 "또 5회까지만 던져도 괜찮으니 1회부터 150㎞대의 직구로 전력 투구하라고 했는데, 이 역시 잘 지켰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소사가 7이닝동안 버텨준 덕분에 필승조를 투입하지 않고도 28일 경기를 8대1로 크게 이길 수 있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선발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려 1위에서 4위까지 추락, 5할 승률까지 위협받던 넥센으로선 소사의 부활 덕에 다시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잠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